현대차 긴급 대책회의… 전경련 "장기화 안 됐으면 …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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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 방침 브리핑이 전해진 이날 오후 회사 관계자들은 "우려했던 사태로 진행되고 있다"며 긴급회의를 하는 등 정보 수집과 대책 마련에 애쓰는 모습이었다. 서울 양재동 현대차 본사는 10여 명의 경비원이 굳은 표정으로 외부인 출입을 통제하고 있었다.

전날 검찰이 "현대차 수사는 지류며, 다른 기업도 수사 대상"이라고 밝혔을 때만 해도 현대차 내부는 다소 안도하는 표정이었다. 수사의 초점이 분산되면서 현대차그룹의 비자금 논란은 이주은 사장이 구속되는 선에서 마무리되지 않겠느냐는 기대였던 것이다. 그러나 이날 오전 채양기 현대차 기획총괄본부 사장이 검찰 조사를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회사 전체에는 불안한 기운이 감돌았다. 채 사장은 현대차그룹의 자금흐름을 꿰고 있는 재무통이다.

채 사장과 구속된 이주은 글로비스 사장은 정몽구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터라 그룹총수 일가도 검찰 수사를 피할 수 없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흐르고 있는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환율 하락으로 경영 환경이 나빠져 있는 데다 해외공장 건설 같은 중대한 일이 산적한 마당에 사건이 길어지면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검찰이 "수사 대상에 현대차 수준의 대기업은 없지만, 기업 몇 군데는 포함될 수 있다"고 밝히자 재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는 "수사 대상에 최상위 기업이 없어 다소 안심이긴 하지만, 사건이 장기화될 경우 재계 전체에 좋을 것은 없다"고 말했다.

김승현.이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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