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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스타일] 스웨트 셔츠 하나만 잘 입어도 ‘젊은 오빠’ 될 수 있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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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패션인류 │ 방건혁 게방식당 대표 

‘패션인류’는 옷 잘 입기로 소문난 우리 주변의 남자들을 찾아 그들로부터 직접 ‘폼나게 옷 입는’ 노하우를 들어보는 코너다. 이번 회는 방건혁(40) 대표다.

셔츠에 조끼·재킷 덧입으면 좋아 #청바지는 밑단 접어 발목 살짝~ #신발은 포인트 컬러 있는 흰 운동화

방씨의 직업은 식당 주인이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 강남구청역 인근 골목에서 간장 게장을 메인메뉴로 하는 ‘게방식당’을 운영한다. 그런데 이 남자, 스타일이 범상치 않다. 모델 뺨칠만한 훤칠한 외모는 물론이고 무심한 듯 입은 청바지 차림도 세련미가 넘쳐 흐른다.

‘어쩐지.’ 그의 경력을 듣고 떠오른 말이다. 방 대표는 지난 2017년 초 식당을 내기 직전까지 삼성물산에서 10년 넘게 남성복 마케터로 일했다. 스스로 “가장 많은 브랜드를 담당한 직원”이라고 할 만큼 남성복 편집숍 ‘란스미어’와 브랜드 ‘빨질레리’ ‘빈폴’ 등 많은 브랜드를 담당했다. “마흔이 되기 전에 30년간 신사동에서 게장집을 운영했던 부모님의 게장을 되살리고 싶었다”는 그는 서른여덟 살이던 2016년 겨울, 회사를 그만두고 마음 속에 간직했던 계획을 실행에 옮겼다.

남색 재킷 - 짙은 남색 재킷은 회색·남색 스웨트 셔츠에 모두 잘 어울린다. 단 표면이 매끈하고 광택이 있는 것보다는 거친 느낌이 나는 니트나 린넨 등의 소재가 세련돼 보인다. 격식을 갖춘 슈트 느낌을 내려면 가슴주머니에 행커치프를 꽂는다.

남색 재킷 - 짙은 남색 재킷은 회색·남색 스웨트 셔츠에 모두 잘 어울린다. 단 표면이 매끈하고 광택이 있는 것보다는 거친 느낌이 나는 니트나 린넨 등의 소재가 세련돼 보인다. 격식을 갖춘 슈트 느낌을 내려면 가슴주머니에 행커치프를 꽂는다.

식당은 문을 열자마자 트렌디한 맛집을 찾아다니는 사람들에게 입소문이 났다. 문을 연 지 1년도 안 된 식당으로는 이례적으로 미쉐린 가이드2017의 ‘더 플레이트’ 부문에 선정됐다.

요즘 그는 늘 캐주얼 차림을 한다. 패션 마케터로 일할 땐 회의나 업체 미팅을 많이 해 정장을 챙겨 입었지만, 지금은 직접 시장에서 게장 재료를 사다 나르는 등 몸을 많이 움직여야 하다 보니 활동성이 좋은 옷을 입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아무 옷이나 대충 걸치는 캐주얼이 아니다. 무엇을 입던 멋을 살려야 한다고 생각하는 그의 캐주얼엔 남다른 한 끗이 있다. 그는 “많은 직장 남성들이 세련된 캐주얼 차림을 어려워 하지만, 사실 몇 가지 요령만 알면 의외로 쉽게 자신의 패션감각을 뽐낼 수 있다”고 말했다.

방건혁 게방식당 대표

방건혁 게방식당 대표

방 대표가 가장 즐겨 입는 옷은 ‘맨투맨’으로 불리는 스웨트 셔츠다. 스웨트 셔츠는 운동복으로 시작했지만 최근 스트리트 패션이 유행하면서 일상복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회색·남색 두 가지 색을 잘 입는데 남색보다는 회색이 어떤 옷에도 무난하게 잘 어울려 더 자주 입게 된단다.

그의 패션 감각이 발휘되는 건 이제부터다. 방 대표는 “스웨트 셔츠는 어떤 옷을 함께 입느냐에 따라 스타일이 확 변하고, 또 격식을 갖추면서도 딱딱하지 않은 세미 포멀(semi formal) 스타일로도 변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날씨가 따뜻해진 요즘은 외투 없이 스웨트 셔츠 위에 두툼한 조끼를 덧입고 다닌다.

이때 조끼는 소재가 독특하거나 디자인이 특이한 것을 골라 입는다. 표면이 수건처럼 포슬포슬한 느낌이 나는 원단이나, 앞 여밈 부분이 사선으로 디자인된 조끼를 입는 식이다. 날씨가 추우면 여기에 큼직한 목도리를 둘러 보온과 멋, 두 가지 효과를 낸다.

조끼는 몸에 달라붙는 것보다는 스웨트 셔츠보다 품이 넉넉하고 길이가 약간 긴 것을 택해야 어색하지 않다. 남색 스웨트 셔츠는 회색보다 격식 있는 차림을 연출하기 좋다. 스웨트 셔츠 색보다 조금 더 짙거나 반대로 조금 옅은 색 재킷을 입으면 경쾌하면서도 차분한 스타일이 된다.

하의는 청바지면 충분하다. 청바지 역시 몸에 꼭 달라붙는 슬림한 디자인보다는 허벅지에 여유가 있는 넉넉한 디자인을 선택하되 발목이 살짝 보이도록 밑단을 접어 올린 롤업 스타일로 입어야 세련되 보인다. 청바지 대신 흰 바지를 입으면 더 격식 있어 보인다. 단 이때 신발은 남색이나 회색 스웨이드로 된 로퍼를 신는다.

글=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
사진=우상조 기자,
헤어·메이크업=재클린 헤어메이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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