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국가주석 재선출된 날, 약속한 듯 내린 눈의 정체

중앙일보

입력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왼쪽)이 국가주석에 재선출된 17일 베이징에 첫 눈이 내렸다. 이 눈은 인공눈이었던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AFP=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왼쪽)이 국가주석에 재선출된 17일 베이징에 첫 눈이 내렸다. 이 눈은 인공눈이었던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AFP=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국가주석에 재선출된 날 베이징에 내린 눈이 '인공 눈'이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지난 17일 중국 베이징에 올 겨울 들어 처음으로 눈이 내렸다.

이날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국가주석에 재선출된 날이었다.

중국 관영매체들은 시 주석이 재선출 된 날 눈이 온 것에 대해 올 한 해 풍년을 알리고, 시 주석을 축하하는 상서로운 서설(瑞雪)이라고 의미를 붙였다.

이날 중국중앙(CC)TV의 인터넷판 앙시망은 평론에서 "약속처럼 서설이 베이징에 내려앉았다"며 시 주석을 칭송을 했다.

하지만 19일 베이징 기상국 등에 따르면 이 날 내린 눈은 인공 눈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앞서 중국 네티즌은 겨울이 가고 3월 중순에 눈이 내리자 '인공 눈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었다.

지난 겨울 베이징 일대에 145일간 가뭄이 이어지다가 갑자기 기상국의 사전 예보도 없이 눈이 내렸기 때문이다.

네티즌의 의혹이 이어지자 결국 베이징 기상국은 이 눈이 인공 눈이었다고 간접 시인했다.

베이징 기상국은 중국 판 트위터 계정인 '웨이보'에 영상을 올려 "기상 조건에 맞춰 17일 아침 아침 창핑(昌平)구 다헤이산(大黑山) 일대에서 인공증설(增雪) 작업을 진행했다"고 밝혔고, 환구망도 웨이보를 통해 "이번 눈이 왜 내릴 수록 커졌는지 아는가"라는 해석을 달기도 했다.

한편 기상국과 환구망은 웨이보 포스트에서 네티즌의 댓글 기능을 없앴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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