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소문사진관]러시아 기표소에 그려진 중세 기사의 의미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18일(현지시각) 한 여성이 대통령 선거 투표를 마치고 투표소를 나오고 있다. 여성의 오른편과 왼편에 각각 러시아 국장인 쌍두 독수리 문양(왼쪽)과 성 게오르기우스의 문양(오른쪽)이 그려져 있다. [EPA=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된 18일(현지시각) 러시아 각지의 투표소에는 생소한 이미지들을 볼 수 있다.
흡사 중세 기사나 귀족의 상징을 그려놓은 듯한 이 문양은 러시아의 국장이다.

국장이란 한 나라를 상징하는 공식적인 표장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러시아의 국장은 1993년 11월 30일에 채택되었으며 2000년 12월 20일에 공식 제정되었다. 국장의 원형은 러시아 제국의 국장이다.

선거 관리 위원회의 한 위원이 17일(현지시각) 러시아의 작은 도시인 크라스니에서 대선 투표소를 준비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18일(현지시간) 러시아 시민들이 러시아 대사관의 투표소에서 2018년 러시아 대통령 선거에 참여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손에 든 신분증에 러시아 국장에 새겨져 있다. [TASS=연합뉴스]

러시아 제국의 국장. [사진 위키피디아]

현재 러시아의 국장. [사진 위키피디아]

 빨간색 방패 안에는 세 개의 금색 왕관을 쓴 두 개의 머리를 가진 금색 독수리가 그려져 있으며, 왼쪽 발톱에는 금색 홀을, 오른쪽 발톱에는 금색 구를 잡고 있다.  이 세 왕관은 입법권과 행정권, 사법권을 의미하고, 홀과 구는 주권수호 의지와 나라의 통일을 상징한다. 국장 가운데에 그려져 있는 빨간색 작은 방패 안에는 성 게오르기우스가 말을 탄 채로 용을 창으로 찔러 죽이는 형상의 그림이 그려져 있다. 초기 기독교의 순교자이자 14성인 가운데 한 사람인 성 게오르기우스는 모스크바의 수호성인이다. 쌍두 독수리의 기원을 찾아보면 동로마 제국으로 올라간다. 쌍두는 제국의 서방과 동방 영토로 해석되기도 하며, 로마와 콘스탄티노플(콘스탄티누스 1세가 330년에 그리스의 식민 도시인 비잔티움을 명명한)로 해석되기도 한다. 동로마 제국(비잔티움 제국 395-1453)은 동서 로마 통합을 위해 쌍두 독수리를 정식 국장으로 사용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5일 정의용 수석 대북특사로부터 전해 받은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를 들고 있다. 친서 앞쪽에 청와대를 상징 하는 봉황무늬와 무궁화 문양의 대한민국 국장이 그려져 있다. [사진 청와대]

대한민국 국장. [사진 위키피디아]

 대한민국 국장의 현행 도안은 중앙에 태극이 그려져 있으며, 대한민국의 국화인 무궁화 꽃잎 다섯 개가 태극무늬를 감싸고 있다. 꽃잎 아래쪽에 있는 파란 리본에는 한글로 "대한민국"이 쓰여 있다.

 제1공화국부터 1963년 이전까지는 태극 주위에 건·곤·감·리 4괘를 원형으로 배치한 태극기 형태였다. 현행 디자인은 1963년 12월 10일에 개정된 것이다. 이후 1997년 태극기 색상이 변경되었을 때 국장의 태극 및 리본 색상도 함께 변경되었다.

 북한의 국장은 1948년에 제정되었다. 1993년에는 국장의 일부를 수정했다.
국장 가운데에는 백두산이 그려져 있으며, 백두산 아래에는 댐과 수력 발전소, 철탑이 그려져 있다. 백두산 위쪽으로는 빛줄기에 둘러싸인 빨간색 별이 그려져 있으며, 원형의 양쪽을 벼 이삭이 감싸고 있다. 아래쪽에는 빨간색 리본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는 국명이 쓰여 있다.

청와대를 방문한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10일 오전 청와대 접견실에서 파란색 파일을 들고 있다. 파일의 앞쪽에는 북한의 국장문양과 '조선인민민주주의공화국 국무위원장' 이 음각으로 쓰여져 있다. [사진 청와대]

북한의 국장. [사진 위키피디아]

 빨간색 별은 혁명의 영광을, 벼 이삭은 농업과 인민을, 댐과 수력 발전소, 철탑은 공업과 노동을 의미하며, 백두산은 북한에서 성지로 신성하게 여기는 산이다.

4번째 임기를 시작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지난 14일(현지시각) 베를린 벨레뷰 궁전에서 독일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임명장을 보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독일 국장. [사진 위키피디아]

 독일의 국장(Bundeswappen Deutschlands)은 서독 시절이었던 1950년에 제정되었다.

 금색 방패 안에는 빨간색 발톱과 부리를 가진 검은색 독수리가 그려져 있다.

시진핑 중국국가주석이 19일(현지시간) 베이징에서 열린 제7차 전국인민대표대회총회에서 투표하고 있다. 투표함에 중국 국장이 부착되어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13일(현지시각)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 걸린 중국 국장 아래에 참석자들이 서 있다. [AP=연합뉴스]

중국의 국장. [사진 위키피디아]

 중국의 국장은 중화인민공화국을 상징하는 문양이다.
 국장의 디자인은 1950년 6월 23일에 열린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통해 제정되었다.

 국장 가운데에는 빨간색 바탕에 베이징 내성의 남문인 천안문이 그려져 있다. 천안문 위에는 5개의 노란색 별이 그려져 있으며, 천안문 아래에는 톱니바퀴가 그려져 있다. 이를 벼 이삭무늬와 밀 이삭무늬가 차례로 감싸고 있다. 5개의 노란색 별은 중국 공산당 지도아래 시민들의 단결을, 밀 이삭과 벼 이삭은 농업을, 톱니바퀴는 공업을 상징한다.

우상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