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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소문사진관] 서울패션위크에 등장한 106개 한복인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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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순 한복 디자이너가 2018 헤라서울패션위크를 위해 준비한 한복인형들. 김 디자이너는 자신의 한복 패션쇼에 한복인형을 전시해 다양한 색상의 한복을 관객들에게 먼저 소개한다. 최승식 기자

김혜순 한복 디자이너가 2018 헤라서울패션위크를 위해 준비한 한복인형들. 김 디자이너는 자신의 한복 패션쇼에 한복인형을 전시해 다양한 색상의 한복을 관객들에게 먼저 소개한다. 최승식 기자

이번 서울패션위크 전시장에는 106개의 한복인형이 전시된다. 이중 6개는 실물크기의 3분의 1로 축소한 인형이다. 실제로 모델들이 착용하는 한복과 장신구 등이 비율에 맞게 축소, 제작됐다. 최승식 기자

이번 서울패션위크 전시장에는 106개의 한복인형이 전시된다. 이중 6개는 실물크기의 3분의 1로 축소한 인형이다. 실제로 모델들이 착용하는 한복과 장신구 등이 비율에 맞게 축소, 제작됐다. 최승식 기자

서울패션위크를 마친 한복인형들은 전라남도 순천시에 자리잡은 김혜순 디자이너의 창작스튜디오 '순천재'에서 오는 31일부터 3개월간 전시된다. 최승식 기자

서울패션위크를 마친 한복인형들은 전라남도 순천시에 자리잡은 김혜순 디자이너의 창작스튜디오 '순천재'에서 오는 31일부터 3개월간 전시된다. 최승식 기자

 분홍빛 살결에 연분홍 입술, 화려한 색상의 저고리와 치마... 마치 런웨이에서 뛰쳐나온 모델들이 인형으로 변신한 듯하다. 100개가 넘는 한복 인형들이 19일 오후 서울 동대문 DDP에서 개막한 2018헤라서울패션위크의 오프닝 패션쇼에 등장한다. 이날 사상 처음으로 한복패션쇼가 서울패션위크의 오프닝을 장식한다. 이번 패션쇼를 마련한 한복장인 김혜순 디자이너는 전통 한복에 현대적인 요소를 가미한 30여 벌의 한복을 소개한다. 김 디자이너는 드라마 '황진이', 영화 '광해' 등에서 의상을 제작했고, 파리 루브르 등에서 초청 패션쇼를 가진 한복명인이다.

김혜순 한복 디자이너가 18일 서울 역삼동 김혜순한복 공방에서 인형에 노리개를 달고 있다.최승식 기자

김혜순 한복 디자이너가 18일 서울 역삼동 김혜순한복 공방에서 인형에 노리개를 달고 있다.최승식 기자

살풀이 춤을 추는 인형. 하얀 치마 사이로 살짝 삐져 나온 꽃신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최승식 기자

살풀이 춤을 추는 인형. 하얀 치마 사이로 살짝 삐져 나온 꽃신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최승식 기자

25살 인형(?). 김혜순 디자이너를 한복명인의 길로 이끈 외삼촌 고 허영 선생님이 만든 한복인형. 허영 선생님이 인형 몸체부터 한복,노리개,가락지 등을 모두 만들었다. 106개 한복 인형 중 유일하게 김혜순 디자이너의 손길이 닿지 않았다. 최승식 기자

25살 인형(?). 김혜순 디자이너를 한복명인의 길로 이끈 외삼촌 고 허영 선생님이 만든 한복인형. 허영 선생님이 인형 몸체부터 한복,노리개,가락지 등을 모두 만들었다. 106개 한복 인형 중 유일하게 김혜순 디자이너의 손길이 닿지 않았다. 최승식 기자

 패션쇼만큼 눈길을 사로잡은 건 런웨이 앞에 마련된 106개의 한복 인형들이다, 이 한복 인형들은 김혜순 디자이너가 실제 한복과 소품 등을 인형에 맞춰 제작했다. 패션쇼를 하루 앞둔 18일 서울 역삼동의 공방에서 만난 김혜순 디자이너는 "한복 인형에 실제 색감과 소재를 적용해 다채로운 배합을 관객들에게 미리 소개할 수 있다"고 말하면서 속바지부터 저고리, 옷고름까지 인형 위에 정성껏 입혔다. 실물 크기의 3분의 1가량으로 제작된 한복 인형을 맵시를 살리는 일은 간단치 않다. 물결처럼 흐르는 치마의 곡선미를 살리기 위해 한복 인형은 속바지부터 속속곳, 단속곳, 밑받침 치마, 치마 등 다섯겹의 옷을 아래에 입는다. 패션쇼 준비에 분주한 공방 속에서도 한복 인형을 만드는 작업은 김혜순 디자이너가 직접 담당했다.

인형 몸체는 한지와 닥종이 등을 이용하는 전통종이공예 기법인 줌치기법으로 제작된다.

인형 몸체는 한지와 닥종이 등을 이용하는 전통종이공예 기법인 줌치기법으로 제작된다.

속바지부터 속속곳, 단속곳, 밑받침 치마, 치마를 차례대로 입으면 한복의 곡선미가 저절로 살아난다.

속바지부터 속속곳, 단속곳, 밑받침 치마, 치마를 차례대로 입으면 한복의 곡선미가 저절로 살아난다.

 인형은 한지와 닥종이에 물을 묻혀 주물러 제작하는 전통종이공예 기법인 줌치기법으로 만들어진다. 줌치기법으로 만든 작품들은 한지의 특성이 살아있어 부드럽지만 단단하고 오랫동안 형태가 유지된다. 한복 인형에 장식된 소품들도 모두 실제 모형을 축소한 전통장인들의 제품들이다. 노리개에 쓰이는 칠보 장식은 양응수 전통기능 전승자가 제작하고, 매듭은 기능 경력 50년의 매듭 기능전승자인 심영미 선생님의 작품이다. 시원한 여름 한복을 입은 인형들이 들고 있는 부채는 전통부채 연구가인 금복현 선생님이 제작했다. 인형의 머리 뒤에 꽂힌 옥비녀와 비취가락지는 김재곤 선생님이 만들었다.

'한복장인' 김혜순 디자이너, 한복인형 만들어 런웨이 앞에 전시해... #노리개부터 비녀까지...전통공예 장인들이 만든 소품으로 꾸며져...

김혜순 디자이너가 인형 몸체에 속바지부터 치마까지 꼼꼼하게 입히고 있다. 최승식 기자

김혜순 디자이너가 인형 몸체에 속바지부터 치마까지 꼼꼼하게 입히고 있다. 최승식 기자

작은 인형이라도 머리 뒤 비녀, 옷고름 등 마무리가 중요하다.

작은 인형이라도 머리 뒤 비녀, 옷고름 등 마무리가 중요하다.

소형 인형에는 따로 비녀를 꼽지 않고 머리형태와 함께 제작된 비녀세트를 머리 뒤에 함께 붙인다.

소형 인형에는 따로 비녀를 꼽지 않고 머리형태와 함께 제작된 비녀세트를 머리 뒤에 함께 붙인다.

옷고름도 비녀세트와 비슷하다. 인형의 저고리와 치마 색깔에 맞춰 색을 배합한다.

옷고름도 비녀세트와 비슷하다. 인형의 저고리와 치마 색깔에 맞춰 색을 배합한다.

여러가지 색을 치마와 저고리 등에 배합하는 과정을 통해 한복의 색감을 미리 가늠할 수 있다.

여러가지 색을 치마와 저고리 등에 배합하는 과정을 통해 한복의 색감을 미리 가늠할 수 있다.

인형 사이즈에 맞게 만들어진 저고리,옷고름,치마끈 등이 보인다.

인형 사이즈에 맞게 만들어진 저고리,옷고름,치마끈 등이 보인다.

노리개는 두명의 전통공예 장인의 손길이 거쳤다. 칠보장식은 양응수 선생님이, 매듭은 심영미 선생님이 만든다. 손가락에 낀 가락지는 김재곤 선생님의 작품이다.

노리개는 두명의 전통공예 장인의 손길이 거쳤다. 칠보장식은 양응수 선생님이, 매듭은 심영미 선생님이 만든다. 손가락에 낀 가락지는 김재곤 선생님의 작품이다.

머리 뒤에 꼽은 옥비녀. 가락지와 비녀 등은 김재곤 선생님이 만들었다.

머리 뒤에 꼽은 옥비녀. 가락지와 비녀 등은 김재곤 선생님이 만들었다.

이 꽃신은 김혜순 디자이너의 외삼촌인 고 허영 선생님이 만들었다. 1980년대 후반 만들어진 30년 가량 된 작품이다. 최승식 기자

이 꽃신은 김혜순 디자이너의 외삼촌인 고 허영 선생님이 만들었다. 1980년대 후반 만들어진 30년 가량 된 작품이다. 최승식 기자

원래 보석을 한복 인형을 비율에 맞게 축소한 비취가락지,

원래 보석을 한복 인형을 비율에 맞게 축소한 비취가락지,

머리에 꽂은 나비모양 장신구와 정성스레 만든 트레머리가 마치 실제 모델처럼 정교하다. 트레머리는 실타래처럼 틀어 올려 머리에 고정시킨 형태다.

머리에 꽂은 나비모양 장신구와 정성스레 만든 트레머리가 마치 실제 모델처럼 정교하다. 트레머리는 실타래처럼 틀어 올려 머리에 고정시킨 형태다.

패션쇼 하루 전인 18일 김혜순한복 작업실 모습. 리허설에 앞선 인형 디스플레이 일정이 보인다.

패션쇼 하루 전인 18일 김혜순한복 작업실 모습. 리허설에 앞선 인형 디스플레이 일정이 보인다.

김혜순한복에 들어서면 1층에서 손님을 맞는 한복여인. 김혜순 디자이너가 직접 그렸다.

김혜순한복에 들어서면 1층에서 손님을 맞는 한복여인. 김혜순 디자이너가 직접 그렸다.

 2018서울패션위크에 전시된 한복 인형들은 전남 순천시 창작예술촌에 위치한 김혜순 디자이너의 공방 '순천재'에서 오는 31일부터 3개월간 전시된다. 순천이 고향인 김 디자이너는 공방 순천재에서 한복 소품, 규방 공예품 등을 상설 전시하고 한복 디자인 교육도 진행한다. 인근 청암고에 개관한 예정관에서는 다문화 중·고등학생을 위한 규방공예 교실도 매주 토요일마다 진행하고 있다.

최승식 기자 choissi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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