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호황 맞은 배터리 3사, 인재 영입 경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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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글로벌 호황에 접어든 배터리 업계가 일제히 채용 확대에 나섰다.

중국의 인력 빼가기 견제 차원도

18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오는 20일까지 상반기 신입사원 공개채용을 진행한다. 연구·개발직과 기술직을 포함해 4개 군에서 신입사원을 채용한다. 채용 규모를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지난해에 비해 크게 늘릴 것으로 알려졌다.

SK이노베이션 역시 23일까지 상반기 신입사원 채용을 진행 중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부터 배터리 부문에서 인력을 지속해서 확충하고 있다. 올해도 2차전지와 핵심소재 분야에서 품질 고도화 업무를 수행할 인력을 뽑아 신사업에 투입할 계획이다.

가장 먼저 신입사원 모집에 나선 LG화학은 지난 16일 접수를 마감하고 선발 절차를 진행 중이다. LG화학은 지난해 대비 50% 증가한 1500명의 인력을 채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배터리와 바이오 등 집중 육성 분야를 중심으로 연구·개발 규모를 확대하고 있어 연구 인력을 대폭 늘릴 전망이다.

배터리 업계에서는 신규 인력의 대규모 확충 배경에 인력 유출에 대한 고민도 있는 것으로 분석한다. ‘배터리 굴기’에 나선 중국은 국내 고급 인력을 잇달아 빼가고 있다. 국내 업체들보다 서너배 높은 연봉, 다양한 인센티브, 현지 숙소 제공 등 혜택을 앞세운다. 한 중국 완성차 업체는 지난해 배터리 사업에 진출하며 아예 한국에 연구소를 차리고 인력을 영입하기도 했다.

국내 기업들은 인력 충원과 함께 전문 인력 보호 조치도 마련하고 있다. 중대형 배터리 부문에서 경력직 상시 채용의 문을 열어두고 있는 삼성SDI와 함께 LG화학·SK이노베이션도 10년 이상 경력의 전문가들을 위한 채용 공고를 지속해서 내고 있다.

박진수 LG화학 부회장도 지난 9일 기자간담회에서 “필요한 인재는 회사 차원에서 붙잡아두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전기차·배터리 시장조사기관인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은 지난해 100만대에서 오는 2020년에 390만대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에서 LG화학은 8%의 점유율로 세계 4위, 삼성 SDI는 4.1%로 5위에 올라 있다. SK이노베이션은 10위권 밖에서 중국 중대형 업체들과 치열하게 경쟁 중이다.

박태희 기자 adonis5@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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