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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은 지지' 성명서 발표한 안희정 캠프 관계자들도 신분 노출 우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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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전 충남지사(왼쪽)와 김지은씨. [연합뉴스]

안희정 전 충남지사(왼쪽)와 김지은씨. [연합뉴스]

안희정 전 충남지사 경선 캠프에 참여했던 익명의 관계자들이 13일 "안 전 지사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김지은씨에 대한 2차 가해를 중단해달라"고 밝혔다. 김씨는 캠프 홍보기획팀에서 일한 경험이 있다.

캠프 관계자들은 이날 익명으로 낸 2차 성명서에서 "김씨는 2차 가해로 큰 고통을 받고 있다"며 "2차 가해는 지금도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닷새간 e메일로 제보받은 내용만 수천 건에 달한다. 가해 내용을 확인하는 과정은 저희에게도 고통이지만 어떤 방식으로든 대응할 생각"이라며 "추측성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것은 물론 그것을 전달하는 것도 2차 가해라고 한다"고 말했다.

성명서.

성명서.

성명서.

성명서.

캠프 관계자들은 "8일 1차 성명서가 나오자 캠프에서 일했던 사람들이 '누가 썼냐'는 전화를 선배들로부터 하루에도 몇 통씩 받는다고 한다"며 "이 때문에 성명에 참여하지 않은 사람들까지 곤란을 겪고 있다. 한때나마 존경했던 선배들에게 더는 실망감을 느끼고 싶지 않으니 이런 행동을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앞서 이들은 지난 8일 1차 성명서를 내고 김씨에 대한 지지와 연대의 뜻을 밝혔다. 성명서 발표 후 주변에서 성명서에 동참한 익명의 관계자를 찾으려고 했던 시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김씨는 12일 직접 쓴 손편지에서 "저는 평범한 사람이다. 저를 비롯한 저희 가족은 어느 특정 세력에 속해 있지 않다"며 "악의적인 거짓 이야기를 유포하지 말아달라"고 2차 피해를 호소했다.

'김지은과 함께하는 사람들' 두 번째 성명서 전문.

안녕하세요. 김지은과 함께하는 사람들입니다.

김지은 씨의 편지를 보았습니다. 예상대로 김지은 씨는 2차 가해로 인해 큰 고통을 받고 있고, 지금도 2차 가해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첫 성명 이후 많은 시민들이 2차 가해 내용을 제보해주셨습니다. 닷새간 이메일로 제보받은 내용만 수천 건에 달합니다. 가해 내용을 확인하는 과정은 저희에게도 고통이었지만, 어떤 방식으로든 대응할 생각입니다. 경찰도 2차 가해에 강력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하면서, 악의적이고 심각한 행위자에 대한 엄정한 사법처리를 약속했습니다.

추측성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것은 물론, 그것을 전달하는 일도 역시 2차 가해라고 합니다.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옮기는 사람에게는 ‘그것은 2차 가해 행위이니 중단하라’는 뜻을 전해주셨으면 합니다.

성명서가 나오자 캠프에서 일했던 사람들이 “누가 썼냐”는 전화를 선배들로부터 하루에도 몇 통씩 받는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성명에 참여하지 않은 사람들까지 곤란을 겪고 있습니다. 한때나마 존경했던 선배들께 더 이상의 실망감을 느끼고 싶지 않습니다. 이런 행동을 멈춰 주십시오.

거대 권력과, 뿌리깊게 박힌 그릇된 성관념, 피해자가 더 힘들어야 하는 이 구조와 싸워 이길 수 있을지 걱정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응원한다고 하면서도 선뜻 동참하지 못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저희 역시도 많은 걱정과 두려움을 가지고 있지만 끝까지 이 길에 서고자 합니다.

정말 많은 분들이 저희와 함께 하고 있습니다. 이메일로 ‘용기내줘서 고맙다’고, ‘피해자들을 지켜달라’고 당부하셨습니다. 이 응원에 힘입어, 김지은 씨를 포함한 모든 피해자들이 안전하게 사건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저희는 계속 함께 하겠습니다.

저희에게 힘을 실어주신 모든 시민들께 다시 한 번 깊이 감사드립니다.

2018년 3월 13일
김지은과 함께했던, 김지은과 함께하는 사람들

2차 가해 제보를 위한 이메일 주소: withyoujieun@gmail.com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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