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교육따라잡기] 엄마와 함께 놀이로 익히는 한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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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 빨간펜 교육연구소 수석 연구원

우리 아이 한글 가르치기는 언제부터 하는 게 좋을까. 36개월 이상 유아를 키우고 있는 엄마들의 가장 큰 관심은 자기 아이에게 언제부터, 어떻게 한글을 가르칠까다.

유아교육 전문가들의 의견으로는 한글은 아이가 문자에 관심을 보일 때 가르치는 것이 가장 적기라고 한다. 다만 유아의 경우 한꺼번에 많은 것을 가르쳐 주면 자칫 아이가 학습량에 질려 '글자'가 재미없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될지 모른다. 가능하면 글자를 재미있게 접할 수 있는 방법, 즉 한글을 '놀이'로 익히도록 엄마가 도와줘야 한다.

첫째, 동화책을 구연하듯이 읽어준다. 그 다음에 아이와 함께 페이지를 넘겨가면서 아는 글자 찾기 놀이를 한다. 아는 글자가 나온 문장을 골라 손으로 짚고 따라 읽은 후 책장을 넘긴다. 스스로 책읽기를 통해 문자를 터득한 아이는 자신감이 커지고 호기심도 발달하므로 책과 가까워지게 된다.

둘째, '글자 카드'를 만들어 관련된 이야기나 문장을 만들어 보는 것도 좋다. '토끼, 당근, 병아리' 등의 낱말이 있다면, 엄마가 "토끼가 당근이 먹고 싶어서 친구 병아리에게 당근이 어디 있냐고 물었어요"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꾸며내면서 그 낱말이 나올 때마다 해당 카드를 보여준다. 그리고 아이에게도 카드를 짚어 가면서 이야기를 하도록 시켜 본다. 글자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다.

셋째, 생활 속에서 한글 익히기 소재를 찾아 본다. 매일 신문 사이에 끼여오는 다양한 광고지를 활용해 보는 것도 좋다. 아이가 좋아하는 야채, 과일, 생선 등 다양한 그림이 나와 있는 그림을 보며 이야기 해주고 그림 밑의 글자를 짚어가면서 읽어준다.

또 엄마가 "우리 함께 '나'자를 찾아볼까? '나비'할 때 '나'자를 찾는 거야" 라며 아이가 알고 있는 글자 찾기 놀이를 한다. 글자를 찾으면 아이에게 글자와 같은 색깔의 색연필로 동그라미를 치게도 해본다. 신문이나 잡지, 포장지 등에 아이가 좋아하는 낱말이 있다면 그 부분만 오려내어 종이에 붙인 후 코팅을 한다. 코팅된 뒷면에 벨크로(찍찍이)를 붙이고 부직포 판에 붙였다 뗐다 하면서 글자를 눈에 익히게 한다. 잡지나 광고지의 그림이나 사진을 오려서 그에 맞는 단어를 만들어 보는 놀이도 해본다. 자기가 좋아하는 낱말이므로 한 번만 가르쳐주면 아이들은 금방 익히게 된다.

이렇게 한글은 단순한 암기나 반복보다 '의미 있는 놀이'를 통해 발음과 뜻을 균형 있게 익히는 것이 좋다. 그리고 이런 일관된 방법으로 한글 공부를 계속한다면 아이는 발음이나 의미, 어느 한쪽에도 치우치지 않고 한글을 익힐 수 있게 될 것이다. 또한 이런 방법으로 한글을 익힌 아이는 다른 공부 역시 재미있게 학습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울 수 있다.

김지연 빨간펜 교육연구소 수석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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