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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현 "저질정치 끝내자… '불륜설' 8일만에 예비후보 사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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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청와대 첫 대변인을 지낸 박수현(54) 더불어민주당 충남지사 예비후보가 14일 사퇴했다. 지난 6일 측근이었던 오영환씨, 9일 전 부인의 불륜설·내연녀 특혜공천 의혹이 제기된 지 8일 만이다.

충남지사 예비후보 자진 사퇴를 요구받는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에서 불륜 의혹에 대해 소명한 뒤 당사를 나서며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충남지사 예비후보 자진 사퇴를 요구받는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에서 불륜 의혹에 대해 소명한 뒤 당사를 나서며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수현 예비후보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제 때가 된 것 같다. 민주당 충남지사 예비후보직을 내려놓는다”고 밝혔다.

朴 "지난 6일 사퇴 결심"… 당 최고위원회 소명 뒤 사퇴 결정 #의혹 관련, "더러운 의혹 뒤집어 쓴채 사퇴할 수 없었다" 강조 #경쟁하던 민주당 복기왕·양승조 "안타까운 일이다" 한목소리

그는 “지난 6일 사퇴 마음을 굳혔지만 갑작스럽게 제기된 악의적 의혹으로 변화가 생겼다”며 “더러운 의혹을 덮어쓴 채 사퇴하는 것은 인정하는 것으로 싸울 시간이 필요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분의 명예도 지켜야 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수현 충남지사 예비후보가 지난 12일 충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불륜설과 내연녀 공천설 등 자신에게 제기된 의혹을 반박하고 있다. 박 예비후보는 14일 자진 사퇴했다. 신진호 기자

더불어민주당 박수현 충남지사 예비후보가 지난 12일 충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불륜설과 내연녀 공천설 등 자신에게 제기된 의혹을 반박하고 있다. 박 예비후보는 14일 자진 사퇴했다. 신진호 기자

박 예비후보는 “오늘(14일)당 최고위원회에 충분히 소명했고 최고위가 모두 수용했다”며 “최고위 수용으로 당내 명예를 지켰고 이제 법의 심판으로 외부의 명예를 찾고 심판을 받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죽을 만큼 고통스러웠던 가정사를 이용하는 저질정치는 이제 끝내야 한다”며 “저 같은 희생자가 다시 없기를 바라며 오염된 정치판에서도 옥석은 구분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수현 예비후보는 “(저의)부족함으로 걱정을 끼친 국민께 용서를 구한다”며 “그동안 응원해준 충남도민과 당원동지에게 감사드린다”고 했다.

박수현 충남도지사 예비후보의 측근이었던 오영환씨와 전 부인 A씨(동그란 원)가 지난 9일 충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 예비후보와 불륜설, 내연녀 공천의혹설을 제기하고 있다. 신진호 기자

박수현 충남도지사 예비후보의 측근이었던 오영환씨와 전 부인 A씨(동그란 원)가 지난 9일 충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 예비후보와 불륜설, 내연녀 공천의혹설을 제기하고 있다. 신진호 기자

박 예비후보 캠프 관계자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 추문으로 빚어진 사태를 마무리하고 가고 싶다는 게 중앙당의 입장으로 알고 있다”며 “박 예비후보는 중앙당의 자진사퇴 권고를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이날 비공개 최고위원회를 열고 불륜 및 여성당직자 특혜공천 의혹이 제기된 박 전 청와대 대변인의 충남지사 선거 예비후보 자격 문제에 대해 논의한 뒤 박 후보에게 자진해서 물러날 것을 권유했다.

충남지사 예비후보를 자진 사퇴한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이 14일 서울 민주당 당사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에서 불륜 의혹에 대해 소명한 뒤 당사를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충남지사 예비후보를 자진 사퇴한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이 14일 서울 민주당 당사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에서 불륜 의혹에 대해 소명한 뒤 당사를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이와 관련, 민주당 복기왕(50) 충남지사 예비후보는 “박 후보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당을 먼저 생각했다. 동지로서 후배로서 안타깝다”며 “(박 후보가)선당후사의 훌륭한 정신을 보여주었듯 저도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양승조(59) 예비후보는 “동지인 박수현 후보의 역량과 충남에 대한 깊은 애정을 알고 있다.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박 후보의 역량이 국가와 민주당의 발전에 크게 쓰이기를 기원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홍성=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다음은 박수현 예비후보 입장 전문.

존경하는 충남도민 여러분! 사랑하는 더불어민주당 당원동지 여러분!
이제 때가 된 것 같습니다.
저는 이 시간부로 더불어민주당 충남도지사 예비후보직을 내려놓습니다. 지난 3월 6일에 이미 예비후보직을 사퇴하려 마음을 굳혔으나, 갑자기 저에게 제기된 악의적 의혹으로 상황의 변화가 생겼습니다.
더러운 의혹을 덮어쓴 채로 사퇴하는 것은 그것을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므로 싸울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저만의 문제가 아니라 저와 관련된 분의 명예도 지켜드려야 했습니다.
오늘 당 최고위원회에 충분히 소명했고 최고위원회는 저의 소명을 모두 수용했습니다.
최고위원회의 수용으로 저의 당내 명예는 지켜졌다고 판단합니다. 이제 법의 심판으로 외부적 명예를 찾고 준엄한 법의 심판을 받도록 하겠습니다.
죽을 만큼 고통스러웠던 개인의 가정사도 정치로 포장해 악용하는 저질정치는 이제 끝내야 합니다.
저 같은 희생자가 다시 없기를 바랍니다. 아무리 오염된 정치판에서도 옥석은 구분되어야 합니다. 그것이 희망이기 때문입니다.
이제 3월 6일의 첫 마음으로 돌아가 사퇴를 선언합니다.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라는 촛불 혁명으로 문재인 정부 청와대 첫 대변인이라는 '영광'을 입은 저로서는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 어떤 것이라도 마다하지 않아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저의 부족함으로 걱정을 끼쳐드린 국민께 엎드려 용서를 청합니다.
그 동안 응원해주신 충남도민과 당원동지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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