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민정2비서관 전격교체 배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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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노무현 대통령이 청와대 민정2비서관의 교체를 결심한 것은 검찰 개혁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서다. 측근을 기용함으로써 힘을 싣겠다는 의지의 표시다.

이유는 검찰.국정원.경찰 등 권력기관에서 정치색을 철저하게 탈색하겠다는 집권 당시의 구상이 생각만큼 현실화하고 있지 않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한다.

참여정부 들어 권력으로부터 독립성을 보장받고 있는 현재의 검찰이 검찰권을 너무 자의적으로 행사하는 게 아니냐는 문제 의식도 이번 인사의 배경이 됐다고 한다.

盧대통령은 검찰이 쥐고 있는 내부 감찰권을 법무부로 이관하고 아직도 남아 있는 이른바 '정치 검사'들을 검찰의 요직에서 배제하는 문제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이 문제는 강금실 법무부 장관과 송광수 검찰총장이 협의해 진행해야 하는데 필연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양측의 긴장 관계를 민정수석실의 민정2비서관이 실무적으로 조정해야 한다.

한편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전임 박범계 비서관과 관련된 구설들도 이번 인사의 한 요인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용철 비서관 내정자에 대한 盧대통령의 신임은 각별하다고 한다. 청와대 한 참모는 "권력기관 개혁 구상은 盧대통령과 李비서관이 같다고 보면 된다"고 말할 정도다.

그는 "향후 청와대와 권력기관의 관계는 새롭게 정립될 것"이라며 "각 기관의 독립성은 분명히 보장하면서 힘의 남용은 철저히 견제해 나가는 방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수호.김성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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