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 인맥관리 능력 탁월"… 정두언 의원 "한때 죽마고우처럼 지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6면

"인맥 관리 능력이 탁월했다. 내가 고교 동창 모임에 몇 번 데리고 나갔더니, 우리 학교 졸업생인 줄 아는 사람까지 생기더라."

한나라당 정두언(사진) 의원이 밝힌 '금융계 마당발' 김재록씨 재능의 한 단면이다. 공무원이던 1980년대 중반 여행사 가이드였던 김씨를 고객으로 처음 만났다는 정 의원은 "우연히 만났는데 똑똑하고 재미있어 친해지게 됐다"며 "비록 사회에서 만났지만 죽마고우처럼 지냈던 적도 있다"고 김씨와의 관계를 털어놨다. 김씨는 2000년부터 1년여간 정 의원의 후원회장을 맡았다. 정 의원에 따르면 김씨의 학력은 금오공고 졸업이 전부다. 하지만 수완이 좋은 데다 한번 사람을 소개받으면 반드시 친해지는 특유의 능력으로 '재계 거물'이라는 칭호까지 얻었다.

김씨는 여행사를 직접 운영하기도 했다. 그러나 돈벌이는 신통치 않았다고 한다. 이러던 김씨가 갑자기 '뜨게' 된 것은 97년 기아자동차경제연구소 이사로 들어가면서다. 이에 대해 정 의원은 "(김씨의)동생이 운동권 출신인데, 동생을 통해 당시 그쪽(운동권) 사람들도 잘 관리해온 것으로 안다"며 "그중 기아차경제연구소장이 있었는데 그 사람에게 당시 어려움에 봉착해 있던 기아차 문제에 대한 해법을 제시해 발탁된 것으로 들었다"고 말했다. 이런 사실과 함께 정 의원은 "김씨가 지구당 후원회장을 지냈었다"고 말했다. 2000년 16대 총선에서 떨어져 실의에 빠져 있던 시절 "은혜를 갚겠다"며 후원을 자청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 의원은 "회장으로 후원인들만 모집했을 뿐 직접 돈을 내진 않았다"며 "그나마 1년여 만에 그만뒀고 내가 서울시 정무부시장이 된 뒤 만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남궁욱 기자

*** 바로잡습니다

3월 28일자 6면 김재록씨와 관련한 '정두언 의원, "김씨 인맥관리 탁월, 한때 죽마고우처럼 지내"'라는 제목의 기사 중 "…우리 학교 졸업생인 줄 아는 사람까지 '챙'기더라"의 '챙'은 '생'을 잘못 쓴 것입니다. 사람을 챙긴 게 아니라 사람이 생긴다는 뜻이었습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