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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전쟁 2탄, 플랫폼을 선점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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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지난달 25일 강원도 2018 평창 겨울올림픽 폐회식에서 드론으로 만든 수호랑 마스코트가 폐회식장 하늘을 뛰놀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5일 강원도 2018 평창 겨울올림픽 폐회식에서 드론으로 만든 수호랑 마스코트가 폐회식장 하늘을 뛰놀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0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앞에선 전에 없던 소방훈련이 펼쳐졌다. 드론이 공중에서 화재현장을 촬영하면 소방서와 서초구청 상황실 담당자들이 이를 스마트폰·PC 등으로 실시간 확인한다. 사고 현장과 상황을 공유하고 담당자 간 그룹 통화로 공동 화재진압 대책을 마련한다. 김상수 LG유플러스 상무는 “각종 재난 시 위기관리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 서초구청과 함께 드론을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설명했다.

드론 영역 전방위로 번지자 #농약 살포, 택배에 이용은 기본 #죄수 감시, 건축 측량에도 쓰여 #표준화된 플랫폼 수요 급증 #인텔, AI로 영상 분석해 3D로 제작 #DJI는 실시간 비행 관리기술 선봬

취미·레저용으로 인기를 얻던 드론이 농업·보안·건설·물류·소방·방송 등 다양한 산업 분야로 활용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일본 후쿠시마현 고오리야마시의 일부 농가는 드론을 이용해 농약을 살포한다. 사람이 논 1㏊에 농약 10L를 뿌릴 때는 수 시간이 걸리지만, 드론은 10분이면 충분하다. 헬기보다 가격도 훨씬 싼 데다, 프로펠러의 바람도 약해 잎사귀 채소에 상처를 내지도 않는다. 일본 지지통신은 “사슴·멧돼지가 활발히 활동하는 야간에 드론을 날려 유해 동물의 피해를 줄이는 방안도 연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1월 DJI 코리아가 개최한 ‘건설 현장 드론 활용 워크숍’에선 다양한 드론 활용사례가 소개됐다. 공사 초기 단계에 토사량을 항공 촬영해 3차원(3D) 데이터를 산출하는 방식으로 측량 작업 기간을 1주일에서 하루로 단축했다. 또 30배 광학 줌 카메라를 이용해 건축물에 가까이 가지 않고도 정밀 측정을 하며, 교량 점검용 굴절차 없이 간단하게 교량 하부의 안전 진단을 수행할 수 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미국 아마존은 택배 배송에 드론을 이용하고 있으며, 한국의 법무부는 드론이 교도소 공중에서 순찰하며 유사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드론 경비대’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기업에 산업용 드론을 빌려주는 렌탈 회사, 드론을 이용해 데이터 수집하는 것을 도와주는 대행 회사 등 드론을 활용한 새 서비스도 등장하고 있다.

다국적 회계컨설팅기업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오는 2020년 드론이 창출하는 경제적 가치가 1270억 달러(약 137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각종 사고 발생 시 드론을 이용해 피해 규모를 정확히 측정할 수 있기 때문에 보험 분야에서도 쓰일 수 있으며 기지국 점검 등 통신 분야, 광물탐사 등 광업 분야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

이처럼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산업의 무게 중심도 하드웨어 제조가 아닌 플랫폼으로 옮겨가고 있다. 드론에 부가되는 기능이 많아지면서 소프트웨어나 운영체제(OS)로 구동·관리해야 할 부품·기능이 많아졌다. 이를 효율적으로 제어하고 새로운 기술을 구현하게 도와주는 표준화된 플랫폼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는 의미다.

미국 에어웨어가 내놓은 항공 정보 플랫폼(AIP)이 대표적인 예다. 크게 ▶자율비행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구동 ▶비행계획 관리 ▶지상관제 등으로 역할이 구분되며, 스마트폰·PC·태블릿 등과 연동해 목적지까지 드론이 안전하게 운행하게 도와준다.

인텔은 촬영한 영상을 인공지능으로 분석해 3D로 만드는 ‘팰컨8+’라는 산업용 드론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으며, 중국의 DJI는 실시간 드론 비행 제어, 비행 데이터 관리를 동시에 할 수 있는 ‘플라이트 허브’라는 플랫폼을 선보였다. 국내 기업도 한국형 드론 플랫폼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인텔 드론 시스템 한국총판인 ‘드론아이디’의 장문기 대표(한국드론협동조합 이사장)는 “인텔이 평창 겨울올림픽 개·폐회식에서 밤하늘을 수놓은 드론 쇼를 선보인 것은 자사의 기술력을 과시하며 플랫폼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이라며 “플랫폼 자체의 매출뿐 아니라 다양한 신규 시장을 발굴하는 효과를 노리고 주요 기업 간의 플랫폼 경쟁이 더욱 가속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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