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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주위엔 … 뼛속까지 보호무역주의자 로스·나바로·라이시저 트리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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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4호 08면

미국 무역정책의 키맨들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제참모 진용이 깨졌다. 게리 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지난주 물러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무역정책에 콘이 반발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스티브 행크 존스홉킨스대 교수는 “콘은 무역정책 결정에서 일찌감치 소외돼 있었다”고 말했다. 대신 트럼프 무역정책은 보호무역주의자들에 의해 결정돼 집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게리 콘 NEC 전 위원장은 소외 #매티스 국방장관도 늘 회의 참석 #호주는 안보 이유 관세 면제해줘

 트럼프 무역정책 핵심 인물은 윌버 로스 상무장관이다. 그는 2002년 펜실베이니아의 부실 제철소를 헐값에 사들여 인터내셔널스티그룹(ISG)를 세웠다. ISG는 당시 미 정부의 보호관세 덕에 실적이 개선됐다. 로스는 2005년에 ISG를 되팔아 수십억 달러를 벌었다. 이때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 보호관세 부과를 이끌고 있다.

 트럼프는 집권하면서 백악관에 국가무역위원회(NTC)를 설치했다. 초대 위원장이 바로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이다. 나바로는 국가간 패권 경쟁 등을 주로 다뤄 ‘이단 경제학자’로 불린다. 그의 대표적인 책은 『중국에 의한 죽음(Death by China)』이다. 또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를 강하게 반대한다. 교역상대국과 직접 협상을 담당하는 업무는 로버트 라이시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맡고 있다. 대중 강경파인 그는 관세가 미 산업을 되살린다고 믿는 쪽이다. 행크 교수는 이들을 “뼛속까지 보호무역주의자(dyed-in-the-wool protectionists)”라고 불렀다.

 그런데 트럼프 무역정책 회의엔 국방장관 짐 매티스가 꼭 참석한다. 매티스처럼 무역정책 회의에 정기적으로 참석한 국방장관은 2차대전 이후 없었다. 행크 교수는 “그는 무역정책을 이야기할 자격이 없는 사람”이라고 했다. 매티스의 참석은 트럼프의 무역정책이 18세기 중반 프랑스 중상주의처럼 국방정책에 영향을 받고있음을 시사한다. 실제 안보를 이유로 9일(현지시간) 호주는 보호관세 대상에서 빠졌다. 미국을 방문 중인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8일 매티스 장관을 만나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철강 관세부과에서 한국을 예외로 인정해달라고 요청했다.

 미 정치전문 매체인 폴리티코는 “콘이 트럼프 가까이 접근하기 어려웠다”고 전했다. 콘의 후임으로는 나바로와 케빈 워시 전 연준(Fed) 이사, 스티븐 무느신 재무장관 등이 거론된다. 폴리티코는 “누가 후임이 되든 최대 과제는 트럼프와 자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확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남규 기자 dism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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