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계 마당발' 김재록씨 로비 의혹 - 대출 로비, 은행들 반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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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우리은행은 "당시 IB(투자업무)사업단이 ABS 발행과 관련한 금융자문만 했다"며 "지급보증은 서지 않았다"고 말했다. 우리.하나은행에 따르면 S사는 명동.수원의 건물을 D부동산신탁에 맡겨 D부동산신탁 명의의 수익증권을 받아냈고, 하나은행은 이 증서를 담보로 삼아 S사에 500억원을 빌려줬다. S사는 이 대출채권을 담보로 우리은행의 SPC(유동화전문회사)를 통해 ABS를 발행했다. 이어 미래에셋증권이 ABS 전액을 인수한 뒤 이를 기관투자가에 팔았다는 것이다. 우리은행은 이런 과정에서 S사에 대한 금융자문을 했을 뿐이라는 해명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S사에 대한 대출은 일주일 만에 상환된 단기대출이었다"며 "취급 수수료 5000만원과 대출이자 등을 고려하면 수익성이 높은 거래였고, 수수료를 벌기 위해 참여한 것일 뿐 대출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당시 거래구조만 보면 미래에셋이 많은 위험을 감수한 채 ABS를 전부 인수한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이 ABS를 사지 않으면 대출금을 꼼짝없이 물어줄 입장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미래에셋 관계자는 "ABS는 신용평가회사와 법무법인 등을 통해 상품을 구조화하기 때문에 로비가 개입할 여지가 없다"며 "총액인수한 것은 매각 등에 편리하기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검찰이 제기한 다른 로비 의혹에 대해서도 우리은행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김씨가 경기도 부천의 T쇼핑몰업체 대표 정모씨로부터 325억원을 대출받을 수 있도록 도와준 뒤 2억원을 받은 혐의를 포착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김씨가 받았다는 돈 2억원은 인베스투스글로벌과 쇼핑몰 공사 대행업체가 경영자문 계약을 하면서 대행사가 컨설팅료로 준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최준호.김준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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