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 임기' 논란 싸인 KAIST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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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로버트 로플린(사진)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의 임기 연장 여부를 둘러싸고 KAIST 안이 시끄럽다. 전체 교수의 80%가 로플린 총장의 임기 연장에 반대하는 서명을 했고 4개 단과 대학 학장 중 3명이 보직 사퇴서를 제출했다. 이에 대해 로플린 총장은 공식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e-메일로 그의 생각을 물었지만 'KAIST 이사회의 요청에 따라 공식 인터뷰에 응할 수 없다'는 회신을 보내 왔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로플린 총장은 자신의 임기 연장을 반대하는 교수들을 "개혁의지가 없는 사람"으로 몰아세웠다. 교수협의회에 따르면 전체 교수(409명) 중 325명이 로플린 총장 연임에 반대서명을 했다. 외국인 교수 3명도 반대서명을 했다고 한다.

윤춘섭 교수협의회장은 최근 기자간담회를 열어 "로플린 총장의 업적이 실망스럽고 총장으로서 자질이 극히 부족하다"고 말했다. 교수협의회가 내놓은 'KAIST 노벨상 총장의 허실'이라는 자료를 보면 로플린 총장은 재임 20개월 동안 20차례 해외 출장에 120일, 휴가 6회에 37일(토.일 포함하면 57일) 등 모두 177일(재임 기간의 약 3분의 1)을 해외에서 보냈다.

개인 휴가를 즐기기 위해 올 신입생 입학식과 시무식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로플린 총장은 2004년 7월 취임했다. KAIST와 로플린 총장은 2년 임기를 마친 뒤 합의 아래 2년 더 임기를 연장할 수 있도록 계약했다. 계약 연장 여부는 취임 2년이 되기 90일 전(4월 13일)에 로플린 총장에게 알려주게 돼 있다. KAIST는 28일 이사회를 열어 로플린 총장 계약 연장 건을 논의할 예정이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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