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현 "칠테면 쳐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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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연속 구원 성공.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느냐, 주저앉느냐의 중요한 갈림길에서 김병현(24.보스턴 레드삭스.사진)이 또 해냈다. 두 차례는 동점 상황에서 이끌어낸 구원승이었고, 한 차례는 승리를 지킨 세이브였다.

김병현은 4일(한국시간)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원정경기에서 4-4 동점이던 9회말에 등판, 2이닝 동안 2안타.2삼진.무실점으로 구원승을 올렸다. 시즌 8승(9패12세이브)째였고, 방어율(보스턴 이적 후)도 3.65에서 3.55로 낮췄다.

9회말 마운드에 오른 김병현은 꽤나 수척해 보였다. 마무리 투수라도 지난달 31일 뉴욕 양키스전부터 닷새 연속 등판은 말 그대로 강행군이었다. 잠깐 위기를 맞기도 했으나 잠수함 투구는 여전히 생생했다.

김병현은 볼카운트 2-2에서 연거푸 세번의 파울을 치며 거머리처럼 달라붙는 첫 타자 카를로스 리를 8구째 변화구로 시원하게 떼놓았다. 그러나 다음 타자에게 좌전안타를 허용한 후 4번타자 매글리오 오도네스에게 왼쪽 펜스를 맞는 2루타를 얻어맞았다. 위기였으나 1루 주자가 무리하게 홈까지 내달리다 태그 아웃됐다.

한숨 돌린 김병현은 이날 최고 구속인 1백47㎞의 강속구로 윌리 해리스를 삼진 아웃시켰다.

레드삭스는 연장 10회초 선두타자 데이비드 오티스가 결승 솔로홈런으로 5-4로 앞서갔다. 힘을 얻은 김병현은 10회말을 삼자 범퇴로 막았다. 펜스 근처까지 날아가는 플라이볼이 두 차례 있었으나, 김병현은 불끈 쥔 주먹을 들어올리며 아웃임을 확신했다.

레드삭스는 지난달 15일 이후 처음으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1위인 양키스에 3게임차로 따라붙었다.

레드삭스는 5일 하루 쉰 뒤 6일부터 숙적 양키스와 원정 3연전을 연다.

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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