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츠린 세계 경제 다시 기지개 켜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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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세계 경제가 동반 회복세에 진입하고 있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세계은행과 대형 투자은행이 내년 경제에 대한 낙관론을 피력하고 있으며, 세계 경제의 향방을 결정하는 미국 경제가 좋아지고 있다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보고서도 나왔다.

세계은행은 3일(현지시간) 발표한 2004년 세계 경제 전망보고서에서 미국의 경기 회복 등에 힘입어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이 3%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개발도상국의 성장률은 5%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세계 경제가 호황의 절정에 있던 2000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세계은행의 고빈드 난카니 부행장은 "불확실성이 있기는 하지만 전 세계 경제 전망이 나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은행은 일본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0.6%에서 0.8%로 올렸다.

그러나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은 지난 4월 전망치(2.3%)보다 다소 낮은 2%로 하향 조정했다. 각국 정부가 이미 저금리 정책 등 경기확장 정책을 거의 써버린 데다 재정적자가 누적된 상태여서 추가적인 정책 수단이 남아있지 않다는 점이 문제가 됐다.

미국 투자은행인 골드먼삭스는 세계 경제가 동반 회복되는 조짐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는 보고서를 공개했다.

골드먼삭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짐 오닐은 "(최근 경제 회복세와 관련) 관심이 미국에 집중되고 있지만 일본 경제에서 나오고 있는 소식도 긍정적이며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또 미국 FRB는 이날 경제동향보고서인 베이지북을 발표하면서 제조업 부문의 회복에 힘입어 미국 경제가 개선됐다고 밝혔다.

FRB는 대부분의 지역경제가 7월과 8월 중 소비와 제조업을 중심으로 개선됐다고 분석했다.

미국 경제가 전반적으로 회복되고 있는 것은 개학을 앞두고 소매점들의 매출이 늘었고, 제조업 생산도 증가하고 있는 데다 최근의 정전 사태로 인한 손실이 크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FRB는 설명했다.

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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