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비타민] 인천국제공항 "유리창 닦는 데 두 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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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되면 고층 건물 여기저기 까마득히 높은 곳에서 사람들이 줄에 대롱대롱 매달려 유리창 닦는 광경을 자주 봅니다. 인천국제공항도 얼마 전 유리창 대청소를 시작했습니다. 겨우내 쌓였던 먼지도 닦아내고 혹시 깨진 유리창은 없는지 확인도 합니다. 대청소에는 세척원 37명에 운반용 곤돌라도 55대나 동원됩니다.

그런데 이 인력과 장비로 하루 8시간씩 꼬박 작업을 해도 유리창을 다 닦는 데는 두 달이나 걸린다고 합니다. 인천공항의 여객터미널은 연면적 49만6000㎡로 단일 건물로는 국내 최대 규모입니다. 그리고 외벽 대부분이 유리로 덮여 있습니다. 유리가 3만9000여 장이고 유리창 면적을 합하면 약 3만 평이나 됩니다.

여객터미널 앞에 있는 교통센터에도 1만3000장이 넘는 유리가 있습니다. 면적만 8000평이 넘습니다. 이 두 건물의 유리를 합하면 국제 규격의 축구장 15개를 덮을 수 있을 정도라네요. 또 서울 여의도 63빌딩에 설치된 유리 면적(약 16000평)의 세 배가 넘습니다. 게다가 공항에 설치된 유리창은 보통 유리창하고는 다릅니다. 낱개 세 장을 합해놓은 일종의 합판 유리죠. 장당 가격이 100만원을 웃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렇게 튼튼한 유리창도 바닷가 강풍 등으로 인한 '피로 현상' 때문에 매년 60~80장에 금이 가 교체된다고 하네요.

유리창 청소는 사고 위험으로 겨울을 제외하곤 사실상 연중 실시됩니다. 한 곳을 두달 만에 한 번씩 닦아주는 셈이죠. 유리창 청소에 들어가는 비용만 연간 4억5000만원가량 됩니다.

강갑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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