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윤리는 노예윤리"라며 노동의 불합리성을 얘기한 사상가가 많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노동의 목적은 여가를 얻기 위한 것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소크라테스.플라톤도 노동에 매달리는 것은 정신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고통을 받으며 쾌락을 느끼는 마조히즘적 경향이라는 것이다. 버트런드 러셀은 "자기가 하는 일이 중요하다며 노동에 집착하는 것도 정신병 증세"라고 게으름을 찬양했다.
여기서 퀴즈 하나. "당신은 도대체 누구인가." 아마도 상당수 사람은 자신의 직업을 말할 것이다. 일 말고는 자신의 정체성을 제대로 규정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럴듯한 명함 한 장이 자신의 모든 것인 양 우쭐해 하는 바보가 부지기수다. "진정 당신이 바라는 것은 무엇인가." 젤린스키는 대부분이 행복과 경제적인 성공을 동시에 원했다고 한다. 돈과 성공.행복을 제대로 구별하지 못하는 얼간이들이니깐.
우리나라 대학생이 극심한 취업난을 뚫기 위해 연평균 188만원을 들여 과외를 받는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사회생활의 첫출발 단계부터 순탄치 않은 것 같아 안쓰럽다. 하지만 "돈을 벌려고 이 아까운 시간과 나의 열정을 버릴 수 없었다"고 했던 한 철학자의 목소리가 더 크게 들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박재현 사회부문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