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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 홀린 ‘김형’ 김연경, 중국 리그 평정 눈앞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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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배구 여제’ 김연경(30·상하이)이 중국 대륙 평정을 눈앞에 두고 있다.

팀내 득점 1위, 전체 5위 맹활약 #소속 상하이팀 챔피언결정전 진출 #작년 6위, 17시즌 만에 우승 넘봐 #특유의 털털한 성격으로 인기몰이

중국 상하이에서 활약하고 있는 김연경. [사진 중국배구협회]

중국 상하이에서 활약하고 있는 김연경. [사진 중국배구협회]

김연경은 지난 3일 중국 상하이 루완 스타디움에서 열린 중국여자배구 수퍼리그 4강 플레이오프 4차전 장쑤와의 홈 경기에서 양 팀 선수 가운데 최다인 26점을 기록했다. 그의 활약에 힘입어 상하이는 세트 스코어 3-2(24-26, 25-22, 25-20, 16-25, 15-10)로 승리를 거두고 3승1패로 챔피언결정전에 올랐다. 김연경이 이끄는 상하이는 13일부터 톈진과 7전4승제의 챔피언결정전을 치른다.

상하이가 우승한다면 김연경은 한국·일본·터키에 이어 중국까지 4개 리그에서 우승컵을 드는 진기록을 세우게 된다. 흥국생명에서 세 차례 정상(2005~06, 2006~07, 2008~09)을 밟았던 김연경은 일본 JT 마블러스에서 2010∼11년 시즌 우승을 이끌었다. 2011년부터 지난해 초까지는 터키 페네르바체에선 무려 6개의 우승컵(유럽챔피언스리그 1회, 유럽컵 1회, 터키리그 2회, 터키컵 2회)을 들어올렸다.

상하이가 우승한다면 김연경은 최우수선수(MVP) 수상도 유력하다. 김연경은 이번 시즌 총 432점을 올려 전체 득점 5위에 올라있다. 팀 내에선 득점 1위다. 특히 승부처에서 강스파이크를 터뜨리면서 팀의 구세주로 자리매김했다. 김연경의 활약 덕분에 지난 시즌 6위에 그쳤던 상하이는 2000~01시즌 이후 17시즌 만에 정규시즌 우승은 물론 챔피언결정전 우승까지 노리게 됐다. 경험이 많은 김연경은 “서로 즐기면서 하자는 분위기다. 남은 경기 준비 잘해서 좋은 결과를 얻고 싶다”고 했다.

중국 상하이에서 활약하고 있는 김연경. [사진 중국배구협회]

중국 상하이에서 활약하고 있는 김연경. [사진 중국배구협회]

김연경은 터키에서 뛸 당시 연봉 16억원을 받았다. 전 세계 남녀 배구 선수를 통틀어 몸값이 가장 비쌌다. 지난해 5월 중국 상하이로 이적하면서 김연경의 연봉은 약 10억원(추정치)으로 줄어들었다. 그럼에도 김연경의 연봉은 중국 배구리그 역대 최고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김연경은 한국대표팀 합류를 고려해 경기 수가 적고 한국과 거리가 가까운 중국을 선택했다.

중국 여자배구는 세미 프로리그다. 리그 운영이나 외국인 선수 대우 등에선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 있다. 그러나 몸값을 낮춰 온 김연경에겐 최고급 대우를 해주고 있다. 상하이 구단은 그에게 최고급 아파트와 개인차량을 제공하고 전문 통역까지 붙여줬다. 김연경은 “원래 한 팀당 외국인 선수를 2명까지 영입할 수 있는데 상하이 구단은 나만 데려와서 전폭 지원해주고 있다”고 했다. 그의 상하이 생활이 TV예능 프로그램에 소개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중국에서 김연경의 인기는 날로 치솟고 있다. 특유의 털털한 성격으로 상하이 선수들을 이끄는 그의 모습을 보고 중국 팬들도 환호하고 있다. 경기 내내 김연경을 연호하는 소리가 경기장에 울려퍼진다. 경기가 끝나면 수많은 팬들이 몰려들어 사인을 요청한다. 화끈하고 거침없는 플레이로 국내에서 ‘우리 누나’로 불렸던 김연경이지만 중국에선 강력한 걸크러시 이미지 덕분에 ‘김형’이라 불린다.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 시나닷컴의 김연경 관련 기사에는 300여건이 넘는 댓글이 달렸는데, 김연경을 ‘김형’이라고 부르며 칭찬하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김연경은 “공격하는 동작이 큰데다 힘이 넘쳐서 ‘형’ 이란 별명이 붙은 것 같다”고 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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