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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집을 사거나 짝꿍을 찾거나, 수학으로 풀어볼까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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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알고리즘, 인생을 계산하다

알고리즘, 인생을 계산하다

알고리즘,
인생을 계산하다
브라이언 크리스천·
톰 그리피스 지음
이한음 옮김, 청림출판

평생의 동반자를 찾는 일부터 옷장을 정리하는 것까지 인간은 크고 작은 문제에 직면한다. 같은 시간 안에 최선의 선택을 하는 방법, 즉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쓰는 방법은 무엇일까. 그 해답이 알고리즘에 있다는 주장을 담은 책이다. 알고리즘은 문제 해결에 필요한 명령어들로 구성된 일련의 순서화된 절차를 뜻하는 컴퓨터 용어다. 그걸 인생 문제 해결에도 활용하자는 거다. 살펴보는 일을 멈춰야 하는 시점에 관한 ‘최적멈춤’, 새로운 것과 이미 알고 있는 좋은 것 사이의 효용을 따지는 ‘탐색/이용’, 미래를 예측하는 ‘베이스 규칙’ 등등을 내세운다.

이를테면 집을 구할 땐 할당된 시간의 37%는 무조건 살펴보면 좋다. 37%가 지난 후 괜찮은 매물이 보이면 즉시 사야 한다. 37%는 복리계산법 등 수학적 원리에 따른 수치다. 100명의 입사 희망자 중 1명을 고용할 때도 이 법칙은 유용하다. 배우자를 정하는 일처럼 고려 요소가 많은 결정을 내릴 땐 문제 자체가 과적합인지 따져봐야 한다. 과적합은 수많은 자료를 통해 심사숙고하지만 미래 예측엔 별 도움이 되지 않는 문제를 말한다. 보통 생각을 많이 할수록 더 좋은 것 같지만 어떨 땐 생각을 덜하는 게 현명한 방법이다.

이 책은 일견 삶의 운용 방식을 제시하는 자기 계발서 같지만 사실 이론서에 가깝다. 수학, 컴퓨터과학, 통계학의 법칙들을 심층적으로 분석한 설명 덕에 생소한 이론이 많다. 복잡한 인간의 욕망을 수학 논리로 풀어내는 시도가 신선하되 결코 쉽지 않아 도전의식이 있어야 한다. 과학 기술 분야의 역사적 사실, IT 기업 일화 등 다양한 사례를 틈틈이 배치해 흥미를 높인다. UC버클리 교수인 톰 그리피스는 컴퓨터과학에 관심 많은 인지심리학자이며, 저술가인 브라이언 크리스천은 대학에서 컴퓨터과학을 전공했지만 곧이어 문학석사 학위를 땄다. 이런 독특한 책이 탄생한 배경이다.

김나현 기자 respir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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