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노조는 해외 매각을 저지하기 위한 전면전을 준비하고 있다. 고공농성과 총파업 등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더블스타로의 매각을 막겠다는 강경한 태세다.
산업은행 등 금호타이어 채권금융기관협의회(채권단)가 더블스타 매각 재추진을 발표한 2일, 금호타이어 노조의 조삼수 대표지회장과 정송강 곡성지회장은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인근에 있는 20m 높이 송신탑에 올라갔다. 이들은 ‘금호타이어 해외매각 결사반대’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노조는 고공농성 돌입 성명서를 통해 “2017년 광주에서 열린 현 이동걸 산업은행장, 김종호 회장, 노조 간부 간 ‘3자 면담’에서 앞으로 재매각을 추진할 경우 국내 건실한 기업에 매각하고, 지역경제발전과 구성원들의 고용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추진하기로 이동걸 산업은행장이 적극 화답했다”며 “그러나 산업은행과 채권단은 다시 밀실에서 더블스타 재매각을 추진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더블스타 해외매각을 저지하고 새로운 정상화 방안을 촉구하기 위해 지금까지 한 번도 가보지 않은 투쟁의 길로 나서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총파업 등 더 강력한 행동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실제 노조는 산업은행의 발표 이후인 2일 오후 4시 30분쯤 전 조합원에게 파업지침을 내렸다. 이에 따라 당장 3일부터 부분 파업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해외 기업에 금호타이어를 매각하면 얼마 가지 않아 국내 공장이 폐쇄되고, 일자리를 잃게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현재로썬 노조가 입장을 바꿔 해외매각에 동의해줄 확률이 극히 낮은 것이다.
한편 회사 측도 크게 당황한 모습이다. 채권단이 자구계획안에 대한 노사 합의를 요구해 노조 설득에 공을 들여왔는데, 갑작스레 해외매각 본격 재추진 소식이 전해지면서 판이 완전히 엎어졌기 때문이다. 회사 내부에선 “이럴 거면 왜 노사 간 합의를 재촉하고, 자구계획안 제출을 요구한 것인지 모르겠다”거나, “노조 입장에선 제대로 뒤통수를 맞았다고 생각할 수 있어 향후 협상이 훨씬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불만들도 나오고 있다.
윤정민 기자 yunj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