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투기성자금 대거 유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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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원화의 환율이 계속 절상되는데 따른 환차익과 국내의 높은 금리를 겨냥한 해외의 투기성자금 (핫머니)이 정부당국의 규제책발표에도 불구하고 대거 유입되고 있다.
3월28일부터 정부가 해외에서 들어오는 송금에 대해 종전 3만달러 이상만국세청에 신고하던 것을 5천달러이상으로 대폭 낮추었지만 해외투기성 자금의 유입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21일 한은에 따르면 올들어 4월말까지 국내로 들어온 증여 및 송금총액은 6억5천만달러로 작년 같은기간의 3억5천2백만달러보다 84%나 증가했다.
여기에다 분명 국내로 유입됐지만 국제수지표상 어느 항목에도 잡히지 않는돈 (오차 및 누락부분)도 4월말까지 6억달러에 육박, 올들어 4개월사이 해외로부터 유입된 외화는 12억달러에 달한다.
물론 이돈들이 모두 투기목적으로 들어왔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최근 미국등 약세통화국으로부터 송금되는 돈이 부쩍 늘고있다는 외환관계자들의 말로 보면 그중 대부분이 환차익과 국내의 높은 금리를 겨냥한 것으로 분석된다.
올들어 원화절상폭이 거의 8%에 이르고 국내 실질금리를 13%수준으로 볼때 자그마치 21%의 수익이 보강된다는 계산이다. 이렇게 많이 들어온 외화때문에 국내통화는 이미 약 1조원외통화증발 압력을 받은셈이어서 그만큼 통화관리에 부담을 주었다.
해외 투기성자금의 유입은 구조적으로 계속될 것으로 보여 통화관리 당국자들은 골머리를 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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