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동계올림픽 기간(지난달 9~25일) 강원도를 찾은 외국인이 긁은 신용카드 금액이 평소보다 세 배가량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빙상 경기가 열린 강릉에선 카드 매출 증가율이 10배를 훌쩍 넘었다.
또 지난달 23일 여자 컬링 준결승 한·일전 때는 사람들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배달 음식을 가장 많이 주문한 것으로 집계됐다.
1일 BC카드 빅데이터 연구개발(R&D)팀이 평창 올림픽 기간 발생한 내·외국인 카드 매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BC카드 관계자는 "외국인 매출의 경우 비자, 마스터, JCB, PULSE 브랜드를 기반으로 했다"며 "많은 곳에서 비자카드만 사용 가능했던 평창은 형평성 측면에서 통계에서 제외했다"고 말했다.
이 기간 외국인이 강원도에서 쓴 카드 결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5% 늘어났다. 증가율이 가장 높았던 곳은 강릉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25% 급증했다. 14배가량 늘어난 셈이다. 강릉은 빙상 경기와 북한 예술단의 강릉아트센터 공연 등으로 영국 가디언 등 세계 유력지가 '한국의 진정한 올림픽 수도'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그다음으로는 속초시(696%), 동해시(630%), 정선군(581%), 홍천군(539%) 등이 뒤를 이었다. 업종별로 보면 여관·숙박업 매출이 3763%로 가장 많이 늘었다. 서양 음식업(2439%), 일반 한식업(522%), 콘도(436%), 스포츠 레저용품(157%) 순으로 나타났다.
외국인뿐 아니라 내국인 관광객도 평소보다 강원도를 많이 찾았다. 지역별로 강원도를 가장 많이 방문한 사람은 서울시민이었다. 서울에 거주하는 BC카드 가입자가 강원도에서 카드를 사용한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2만1700명) 늘었다.
서울에 이어 경기도(15.9%), 부산(15.5%), 경북(14.7%), 인천(11.5%) 지역에서 강원도를 찾아 카드를 긁은 횟수가 많이 증가했다. 직접 강원도를 찾지 않더라도 집에서 치킨이나 피자 등 배달 음식을 시켜먹으며 올림픽을 보는 경우도 많았다.
이 기간 저녁 7~9시를 기준으로 내국인이 스마트폰 배달 앱에서 결제한 건수를 분석해보니 여자 컬링 대표팀의 한일전(지난달 23일) 경기 때가 1만8365건으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은 개막식이 열린 지난달 9일(1만8154건), 남·여 스피드스케이팅 매스스타트 경기에서 각각 금메달과 은메달을 딴 지난달 24일(1만7621건) 순으로 많았다.
이새누리 기자 newworld@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