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청 이전놓고 5개시 7년째 줄다리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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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도청을 우리 시로 옮겨야 한다.」
6년10개월째 대구직할시에서 이사를 못하고 있는 경북도청유치를 놓고 도내 제1의 도시 포항시를 비롯, 경주시·구미시·안동시·영천시등 5개시가 저마다 최적지라는 주장을 내세워 팽팽한 줄다리기를 계속 하고있다.
도청이 어느 한 지역으로 옮길 경우 상주인구만도 5만명이상이 늘어나고 행정·상업의 중심지로 개발되기 때문.
뿐만아니라 도청유치지역은 도청건물은 물론이고 도단위 기관건물및 주택·상업건물이 들어서는데다 상하수도시설·전기·전화·도로교통시설등 대규모사업이 펼쳐져 지역발전이 단숨에 달라지게 된다.
이때문에 경북도내 33개시·군중 5개 시에서 지역특성과 도청유치 장점을 들어 81년7월 대구시가 직할시로 승격, 경북에서 떨어져 나가면서부터 7년째 유치작전을 벌이고 있는것.
가장 큰 소리를 내고있는 곳은 포항시. 도내 제1의 도시라는 장점에다 포항제철과 연관공단이 있는 산업도시로 재정자립도가 높아 도청은 당연히 포항시로 옮겨져야한다는 주장이다.
경주시도 만만찮다. 포항시의 약점인 교통난을 꼬집어 도청은 무엇보다 교통의 중심지인경주에 유치돼야한다고 맞서고있다.
여기에다 경주시는 신라의 역사가 숨쉬는 국제관광지와 문화도시인 장점을 내세우고 있다.
신흥공업도시인 구미시는 경주시보다 한술 더 뜬다. 고속도로개통에 따라 구미시가 명실상부한 경북도내의 교통중심지이며 위치도 중심에 놓여 2천년대를 겨냥해 건설한 인공과 자연의 조화를 살린 구미시에 도청이 유치돼야 한다고 포항과 경주의 유치전을 가로막고있다.
구미시는 그래서 이미 도청유치를 내다보고 도로·통신·상하수도시설등을 갖추어 도시개발중이라는것.
이밖에 안동시는 도내 북부지방의 중심지일뿐더러 교육·문화·행정의 중심지라는 점을 들고 있고 영천시는 33개시·군중 20개시·군의 중심생활권에 속해있어 행정수행이 가장 용이하다는 장점을 내세우고 있다.
이처럼 도청유치가 지역주민들의 최대관심사로 부각되자 「경북도청유치」가 12·13대총선에서 국회의원후보들의 단골공약메뉴로 등장.
12대총선땐 경주·포항·안동에 출마한 후보들이 공약으로 도청유치를 내건데 이어 13대때는 영천·구미까지 확대됐다.
13대 총선에서 구미시의 민정당 박재홍당선자와 영천시의 민정당 정동윤당선자는 『도청을 기어코 유치하겠다』고 서로 호언장담.
그러나 이같이 뜨거운 유치전에도 정작 도청이전의 당사자인 경북도청은 겉으론 무관심한 상태.
『옮기긴 옮겨야하는데 언제·어디가 될지 아직 계획이 없다』는 조심스런 반응이다.
그도그럴것이 「도청이전」이란 말처럼 쉽지않기때문. 최소한 1천1백억원의 엄청난 예산이 필요하다. 또 지역간 이해가 엇갈려 『어디로 이전할 계획』이라고 서둘러 밝혔다가는 지역간 불협화음을 불러 일으킬 우려가 커 더욱 그렇다.
「경북도청은 어디로 옮겨질까.」도민들의 관심거리가 무성한 화제를 뿌리고 있다. 【대구=김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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