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수입 자유화」의 배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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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정부의 금수입 자유화 검토와 함께 새삼 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금수입 자유화 역시 국제수지 흑자시대 산물의 하나로서 시중에 넘치기 쉬운 돈을 금이라는 「준 화폐」 형태로 보유하게 함으로써 통화관리도하고 흑자규모 관리도 하며 또 금 밀수도 없애는 일석 삼조의 효과를 노리자는 것이다.
대만도 경상흑자가 크게 나면서부터 금 수입을 대폭 늘려오고 있는 나라인데 다만 대만은 중앙은행이 금을 수입함으로써 실질적인 무역흑자의 축소효과는 없었다. 이에 반해 우리 나라는 중앙은행이 아닌 모든 민간이 금 수입을 할 수 있도록 해 실질적인 흑자관리를 하겠다는 것.
○…현재 국내시장에서의 금 유통규모는 연간 33.1t 수준(87년 기준).
이중 24.5t은 외국에서 사온 것이고(조폐공사의 올림픽 기념 주화용 4.9t, 기업의 수출용 원자재 19.6t), 나머지 8.6t은 동 제련과정이나 영세 금광에서 생산해낸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통계적으로 파악이 가능한 떳떳한 금들이고, 이밖에 밀수되어 나도는 금이 연간 25t 정도(약 3천억∼4천5백억원어치 규모)가 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적발된 밀수금은 불과 0.7t에 지나지 않는다.
밀수금은 주로 홍콩에서 들어오는데 비행기나 배로 12시간이면 국내 어딘가에 집결되어 주로 서울 종로 3∼4가에 모여있는 도·소매상을 통해 각 금은방으로 흘러나가는 것으로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금 수입이 자유화되면 밀수 금이 거의 없어져 유통마진이 줄게된다. 예컨대 외국여행을 하다가 남아공이나 홍콩 등에서 금반지·금귀걸이 등을 직접 사올 수가 있으므로 기존의 금은방들로서는 별로 반가운 일이 아니다.
한편 정부는 금만이 아니라 앞으로 다이아몬드와 같은 보석류도 수입을 자유화시킬 것을 검토 중이어서 앞으로 결혼예물 값은 꽤 부담을 덜게 되었다. <김수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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