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학생들은 좋겠네… 경기 호전되자 내년 졸업 예정자까지 취업 예약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2면

도쿄의 한 대학 경영학과 졸업반 학생들이 취업 시즌을 맞아 고함을 지르며 합격을 기원하고 있다. [블룸버그]

일본 전자업체인 소니는 최근 '입사시기 유연화' 제도를 도입했다. 입사가 확정된 합격자가 실제 입사 시기를 최장 2년 한도 내에서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취업과 대학원 진학을 놓고 망설이는 우수 인재를 선점하겠다는 포석이다. 미쓰비시중공업.동양방직 등은 정식 입사 전 '내정' 단계에서 배치 부서를 미리 정해 주는 '배속 예약 채용제'를 신설했다. 입사가 확정된 합격자가 원하는 부서에 갈 수 있게 보장하는 제도다.

일본 기업은 이처럼 이색 아이디어까지 동원해 가면서 대졸자 채용에 발벗고 나섰다. 경기가 계속 오름세를 타면서 기업마다 신입사원 채용을 크게 늘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 신문이 4546개 일본 기업을 대상으로 대졸 신입사원 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이들은 2007년 채용 인원을 올해보다 21.3% 늘릴 것으로 집계됐다고 22일 보도했다. 이렇게 되면 일본의 대졸 채용 증가율은 3년 연속 20%를 웃돌게 된다. 이들 기업은 단기대학(전문대학)과 고졸.전문학교(직업학교) 출신도 올해보다 19.3% 늘려 뽑기로 했다. 마이니치(每日) 신문이 100개 주요 대기업을 조사한 결과도 46개사가 내년에는 올해보다 채용 인원을 더 늘리겠다고 답했다. 인재 선점을 위해 대부분 기업이 신학기가 시작되는 다음달 초부터 사실상 채용을 약속하는 '내정' 통보를 할 것으로 보인다. 마이니치 신문 조사에 따르면 취업설명회 등을 통해 사전 홍보를 앞당긴 기업은 22개 회사로 이 중 8개사는 취업 내정 통보를 앞당겨 해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