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불교 "현실문제에 적극 대응하라"|교수불자연합회 창립기념대법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한국교수불자연합회 창립기념 대법회가 13일 서울 조계사 대웅전에서 열린다. 선풍을 진작시키고 불교를 중흥하겠다는 뜻을 가지고 모인 한국교수불자연합회의 첫 대규모 행사인 이번 법회 는불교가 전환기에 처해 있는 이 사회의 정신적 지주가 되기 위해 어떻게 탈바꿈해야 하는가를 진지하게 모색하는 자리로 불교계 내의 큰 관심을 모은다.
법회는 제1부로 교수법사·강사단 결성식에 이어 제2부 「한국불교중흥의 전망과 과제」를 주제로 한 세미나를 갖는다. 제3부에서는 지관스님(동국대총장)·혜암선사(해인사부방장)가 설법을 한다.
세미나에는 강건기교수(전북대)의 「현대사회에서의 불교의 역할」 송월주스님(조계종 전 총무원장)의 「불교중흥을 위한 승단의 역할」 한상의교수(동국대)의 「한국불교 대중화의 과제」 발표가 있다.
이들 발표자들은 미리 내놓은 발표요지에서 한결같이 불교가 『당대 사회에서 중생이 가장 절박한 문제로서 중생이 괴로워하는 일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월주스님은 『불교가 전래된 이후 신라·고려시대에는 다양한 사회현상을 주도, 포용하는 문화복합체의 역할을 했으나 조선조의 억불과정에서 그러한 기능을 잃었다』고 말하고 『앞으로 현실문제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승려들의 의식이 깨어나야 하며 이의 기초적 작업으로 개혁의지와 실행력을 심어주기 위한 승려들의 사회·문학전반에 대한 교육이 강화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상의교수는 『오늘날 우리문명은 물질의 자로 재어지는 물질문명의 모습을 하고 있고 이 문명의 특징은 물질적 탐욕에 대한 억제가 결여된 것이다』고 지적하고 『이 같은 탐욕에 의해 사회적으로 부의 독점과 계층간의 갈등·증오가 생겨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문제에 대해 불교가 어떻게 대응해나가고 부처님 가르침의 본뜻을 어떻게 실행해 나가느냐에 대한 불교계 나름의 안목과 통찰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불교인들은 부처의 참 가르침을 통한 인간성 회복을 이루고 정신적·물질적 고통을 해소시킬 수 있는 수행과 자기고뇌의 철저한 사색을 해야하며 이에 대한 해답을 줄 수 있을 때 대중의 공감이 있고 진리에 접하려는 발심이 일어나 불교가 대중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건기교수는 핵의 공포, 빈부의 격차, 환경의 오염 등 중생의 고통에 대해 중생의 고통을 나의 고통으로 인식하는 보살의 뜨거운 가슴이 뛰어야한다고 강조했다.
발표자들은 종단적으로도 적극적인 보살도를 찾으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임절걸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