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제 "DJ가 날 버린 건 5억弗 비밀 때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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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 이번에도 저를 버리십니까!' 달리는 차 안에서 밖에까지 들릴 만큼 소리쳤다. '하느님…'."

2002년 4월 17일.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을 중도 포기한 이인제(얼굴) 의원은 선언 후 아산 현충사로 내달리면서 절규했다고 한다.

자민련 총재권한대행인 李의원은 9일 자서전 '출발선에 다시 서서-이인제의 희망탐험'(따뜻한 손)을 출간한다. 이 책에서 李대행은 민주당 경선에서 김대중(DJ)전 대통령 측이 자신을 낙마시켰다는 '음모론'을 거두지 않고 있다.

"그들은 왜 나를 배제하려 했을까. …대선이 끝난 뒤 드러난 일이지만 DJ는 남북 정상회담을 위해 북에 비밀리에 준 5억달러의 비밀을 무덤까지 함께 가져갈 사람이 필요했던 것이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그들이 믿었던 사람은 대통령에 당선돼 취임도 하기 전에 비서실장 내정자를 통해 공개적으로 DJ에게 비밀을 털어놓으라고 요구하지 않았는가. 이러고 보면 배신은 배신을 부른다는 말이 틀리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자기는 DJ에게 배신당했고, DJ는 노무현 대통령에게 배반당했다는 주장이다.

김영삼(YS)전 대통령에게 정치를 배웠고, DJ와 당을 함께 했으며, 현재 JP에게 몸을 의탁하고 있는 李대행은 이들 3金씨와의 정치 뒷얘기도 적었다.

그는 "YS는 대범하고, DJ는 용의주도하고 인내심이 대단하며, JP는 너그러우면서 지략이 탁월하다"고 평했다.

그는 "보수 세력과 혁신 세력이 개혁의 깃발을 두고 선의의 경쟁을 해야 한다"며 "싸움은 이제부터라고 할 수 있다. 머지않아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갖고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를 신봉하는 온건.보수적인 깃발이 승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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