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사업확장 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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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미국의 경제 잡지 포브스가 현대.기아차그룹의 공격적 사업확장에 우려를 표명했다.

포브스는 20일 인터넷판에서 "현대.기아차가 환율.고유가 등 악재에도 불구, 기아차의 미국 공장 건립 등 대규모 사업을 무리하게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포브스는 옛 대우자동차를 예로 들면서 사업 환경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현대.기아차도 똑같은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포브스는 현대.기아차 미국법인의 현지인 최고경영자(CEO)를 한국인으로 바꾼데 대해서도 의구심을 표했다. 포브스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 높은 실적을 올려도 한국 본사가 실현 불가능한 목표를 설정하기 때문에 현지인 CEO들이 물러난 것으로 봐야한다"고 주장했다.

포브스는 현대차의 앨라배마공장과 기아차가 추진하는 조지아공장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의견을 쏟아냈다.

현대차가 올해 앨라배마공장을 통해 10만대의 산타페를 생산.판매할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국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에서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으며 한국보다 생산비용이 높다는 것을 그 이유로 꼽았다.

앨라배마공장은 지난해 6만8000대를 생산했다. 기아차의 조지아공장 건립에 대해서는 "일본차가 미국에 공장을 건립하면 한국차도 반드시 공장을 세워야한다"는 조급함에서 비롯된 투자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해외 공장에서 생산을 할 경우 운송비 등 비용 절감과 소비자 취향을 즉시 반영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현대.기아차의 경우 해외 생산비중이 25%도 안돼 선진 자동차 메이커들의 46%에 비해 아직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 법인 CEO 교체는 당사자들의 개인 사정에 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익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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