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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극장가, 한국영화 제치고 '블랙 팬서' 흥행 질주 300만 돌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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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블랙 팬서' [사진=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영화 '블랙 팬서' [사진=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명절엔 한국영화’라는 공식이 무색해졌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블랙 팬서’(감독 라이언 쿠글러)가 설 연휴 극장가 흥행 1위에 올랐다.
 18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블랙 팬서’는 연휴가 시작된 15일부터 17일까지 박스오피스 정상을 지키며 186만 관객을 모았다. 사흘 간 극장을 찾은 전체 관객 수 373만 명의 절반 가량이 '블랙 팬서'를 관람한 것이다. 이 기간 매출액 점유율은 절반이 넘는 51.5%로 나타났다.
 ‘블랙 팬서’는 14일 개봉 첫날부터 하루 만에 63만 관객을 모아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며 흥행 질주를 시작했다. 17일에는 하루 동안 73만 관객이 들었다. 17일까지 누적 관객수는 253만명이다. '블랙 팬서'의 홍보사는 연휴 마지막날인 18일 오후 6시를 기점으로 누적 관객수 300만 명을 넘었다고 밝혔다.
 ‘블랙 팬서’는 미국에서는 “너무 하얗다”고 지탄받던 할리우드 영화계에 ‘흥행 보증수표’ 마블이 내놓은 첫 흑인 히어로 솔로 영화라는 상징성으로 개봉 전부터 주목받았다. 마블 히어로 최초로 타임지 표지를 장식하고 CNN, 포브스, 워싱턴포스트 등 여러 현지 언론이 “아이에게 보여줘야 할 히어로 영화”라는 칭찬을 내놓았다.
 한국은 북미, 중국 다음으로 마블 스튜디오가 제작한 히어로 영화가 잘되는 시장이다. ‘블랙 팬서’의 경우 ‘어벤져스2’에 이어 액션 장면을 한국에서 촬영하고, 개봉에 앞서 라이언 쿠글러 감독과 주연 배우들이 내한하는 등 친근감을 내세웠다.
 ‘블랙 팬서’의 상영관 수는 최다 1620개. 올해 설 영화 중 가장 많았지만, 역대 설 극장가를 돌이키면 이례적인 규모는 아니다. 최근 10년간 설 시즌 가장 많은 스크린을 확보한 건 2년 전 ‘검사외전’으로, 최다 1812개 스크린에서 상영했다.
 이번 설은 화제성‧완성도 면에서 이렇다 할 한국영화 경쟁작이 없었던 점도 ‘블랙 팬서’의 독주를 도운 것으로 보인다. ‘블랙 팬서’에 이어 극장가 2위는 ‘조선명탐정:흡혈괴마의 비밀’(감독 김석윤)이 차지했다. 2011‧2015년 설 극장가 정상에 올랐던 ‘조선명탐정’ 시리즈 3편이다. 8일 개봉해 2주차에 접어든 이 영화는 17일까지 연휴 사흘간 1027개 스크린에서 한국영화로는 가장 많은 65만 관객을 모았다.
 '블랙 팬서'와 나란히 14일 개봉한 강동원 주연 범죄 영화 ‘골든슬럼버’(감독 노동석)와 동명 고전을 재해석한 사극 ‘흥부’(감독 조근현)는 사흘간 각각 64만‧22만 관객을 모으며 3‧4위에 머물렀다.
 ‘그것만이 내 세상’(감독 최성현) ‘신과함께-죄와 벌’(감독 김용화)까지 올해 설 연휴 흥행 10위권에 든 한국영화 다섯 편의 총 매출액 점유율은 42.2%에 그쳤다. 설 극장가에서 한국영화 매출액 점유율이 50%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10년의 43.2% 이후 8년 만이다. 최근 외국 영화가 설 연휴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한 사례는 2009년 ‘적벽대전2-최후의 결전’(감독 오우삼) 정도다.
 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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