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 학습 자율로 … 선생님은 매니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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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년 명문고교가 밀집해 있는 강남구에서 사립고로 둥지를 튼 단국대학교 사범대 부속고(이하 단대부고)는 첫 졸업생을 배출한 87년 강남 학부모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1회 졸업생인 김동균군이 전국 대학입학 학력고사에서 전체 수석을 차지한 것을 비롯,인문계 전국 2,3위를 휩쓰는 기염을 토했다. 서울대에도 33명의 합격자를 배출하면서 단번에 강남지역 명문 사립고의 반열에 올랐다.

이 학교의 모토는 '실력있는 학교를 만들자'다.
매년 3차례 학교 교육 안내 및 입시 자료집을 만들어 학부모들에게 배포하고 설명회도 갖는다. 교사들은 교과서 위주의 교육에 충실한다. 대신 개교이후 줄곳 방과후 자율 학습을 강화하고 있다. 담임 교사들이 학생들로부터 방과후 스케즐을 제출받아 학원을 가지 않는 시간을 활용해 오후 6~10시까지 교실에서 자율 학습을 하도록 하고 있다. 3학년의 경우 전체 400여명중 매일 200~250명이 참여할 정도로 학생들의 호응이 좋다.

박용선(62)교장은 "올해 서울대 의대와 서울대 법대에 합격한 5명 모두 자율학습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학생들이다"며 "교사들이 학생들의 방과후 일정을 꿰뚫고 있어 학습 능력 제고는 물론,24시간 학생지도를 하는 '매니저' 역할을 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사교육의 본산인 대치동에 살고 있기 때문에 학력 수준이 타지역에 비해 높다. 서울대.연대.고대.한양대 등 이른바 수도권 지역 명문대외에는 아예 진학을 포기하고 재수를 선택할 정도라는 것이 학교 관계자의 설명이다.

또 학생들이 영자신문(The DKAH Times)을 연 2회에 발행하고,학교신문 '한티 글울림(옛 단암)'이 모언론사 주최 전국 교지콘테스트에서 두차례 금상을 받기도 했다. 학교에서는 매년 2월 봄방학을 이용해 전 학생을 대상으로 1박2일간 '극기복례훈련'을 실시한다. 강원도 평창군 소재 수련원에서 실시하는 이 훈련에는 담임선생과의 대화.학생일정 안내.예절교육은 물론,명문대에 재학중이거나 국가 고시에 합격한 선배들이 강사로 나와 고교 당시의 생활담을 전해주는 기회도 제공된다. 특히 박교장은 모방송사에서 '서울대 지역 할당제''고교 등급제'등을 주제로 실시한 토론회에 수차례 패널로 참석할 정도로 교육행정의 전문가다.

◇단대부고는=독립운동가인 고(故) 범정 장형선생과 조희재 여사가 공동으로 1984년 개교했다. 현재 1학년 15학급.2,3학년 각 13학급 등 1400여명이 재학중이다.90년에 최고 53명의 서울대 합격생을 배출했으나 최근에는 지역 할당제와 수시 입학 등의 영향으로 20~30명으로 줄었다. 2005학년도 서울대 입학순위 전국 19위를 차지했으며,모언론사에서 실시한 386 엘리트 배출학교 전국 7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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