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시민만 못살게구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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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꽝, 꽝』『빵 빠아앙….』폭발음 터뜨리기·경적울리기 택시운전기사들의 시위가 서울에서 벌써 나흘째 계속이다.
평상시에도 차량이 막히는 영등포로터리와 여의도일대는 도로를 「안방처럼」차지하고 늘어선 택시 때문에 교통마비다.
4일 오전 출근길 영등포로터리에 다시 택시들이 모여들어 시위가 시작되자 시민들의 반감도 분노로 폭발했다. 『아니, 노사협상은 자기들끼리 사무실에서 하지, 왜 거리에 나와 시민들을 못살게 굴지.』시민들은 하나같이 운전사들 자신들의 이익밖에 아랑곳없는 「횡포」를 비난했다.
이에 앞서 3일 낮12시쯤 영등포로터리옆 근로복지회관에서는 나흘째 농성을 벌이고 있는 전국자동차노련 서울택시지부 산하 각 회사노조 조합장들이 임시대책회의를 열었다.
『5일까지 계속 시내에서 경적시위를 벌입시다』
『그래도 우리의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6일부터 총파업에 들어갑시다.』 결국 회의는 지난해에 썼던 「방법」을 또다시 쓰기로 결정했다.
『도대체 언제까지 이럴 겁니까. 시민들이 무슨 봉입니까.』
『자기 주장을 하는 것까지는 좋지만 서비스업인 택시영업을 하는 사람들이 승객들에게 피해를 주면서 무엇을 얻겠다는 것입니까.』신문사에는 시민들의 불편에는 아랑곳없이 자신들의 요구사항만 관철하러드는 시위를 나무라는 전화가 빗발치지만 사태는 파업으로 치닫는다.
『물가는 두 자리수로 올랐고 기름값도 내렸는데 임금 4%인상이 말이나 됩니까.』택시운전사들의 불만에, 『노동부 조정안에 노조조합장들이 뽑은 그들의 대표들이 서명해놓고 이제와서 무슨 딴소리입니까.』사업주 측의 반론. 그 가운데 애꿎은 시민들이 언제까지 고통을 당해야 할 것인가.

<양재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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