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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년 전 만들어진 관촉사 은진미륵 국보된다…보물에서 55년만

중앙일보

입력

충남 논산 관촉사 석조미륵보살입상. 국내 최대 석조미륵보살입상이며 은진미륵이라고도 불린다. 높이가 무려 18.2m에 이른다.[중앙포토]

충남 논산 관촉사 석조미륵보살입상. 국내 최대 석조미륵보살입상이며 은진미륵이라고도 불린다. 높이가 무려 18.2m에 이른다.[중앙포토]

‘은진미륵(恩津彌勒)’으로 잘 알려진 국내 최대 석불 충남 논산 관촉사의 석조미륵보살입상(石造彌勒菩薩立像) 이 국보가 된다. 문화재청은 보물 제218호인 석조미륵보살입상을 국보로 지정 예고했다고 13일 밝혔다. 1963년도에 보물로 지정된 후 55년 만에 국보로 승격되는 것이다.

충남 논산시 은진면에 있는 미륵보살입상이라 ‘은진미륵’으로 불리는 이 불상은 높이가 18.12m로 국내 최대 규모다. 경주 석굴암 본존불이 받침인 대좌를 합쳐 5m인데, 이보다 세 배 이상 크다.

미륵보살(彌勒菩薩)은 석가에 이어 미래에 출현하는 부처로 우리나라에서는 미륵신앙이 현세를 구원하는 희망의 신앙으로 수용돼 폭넓게 유행했다.

이 건축물이 지어진 것은 1000여년 전이다. 고려 말 승려 무의(無畏)가 쓴 글인 ‘용화회소(龍華會)’와 조선 시대 인문지리서인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 1530년)’, 고려 문인 이색(李穡, 1328∼1396)의 ‘목은집(牧隱集)’ 등의 기록에 따른 것이다.

기록을 종합해보면 관촉사 석불입상은 고려 광종(光宗, 재위 949∼975)의 명으로 승려 조각장 혜명(慧命)이 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혜명은 1025년(고려 현종 16) 거돈사지 원공국사탑비를 제작했다고 알려진 승려로, 당시에는 저명한 장인이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인물이다.

국보로 지정 예고된 '논산 관촉사 석조미륵보살입상'. [문화재청 제공]

국보로 지정 예고된 '논산 관촉사 석조미륵보살입상'. [문화재청 제공]

은진미륵은 좌우로 빗은 머릿결 위로 높은 원통형 보관(寶冠·불상의 머리에 얹는 관)을 썼고 두 손으로 청동제 꽃을 들고 있다. 널찍하고 명료한 이목구비는 멀리서도 알 수 있을 정도로 인상적이며, 압도적인 크기의 화강암에서 느껴지는 육중함은 고려의 권위와 상징을 보여준다. 특히 정제미와 이상미를 추구한 통일신라 조각과는 전혀 다르다. 압도적 크기와 육중함 등을 통해 파격적이고 대범한 미적 감각을 보여주고 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은진미륵은 우리나라 불교 신앙과 조각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유물로, 독창성과 완전성을 갖춰 국보로 지정할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국보 가운데 고려시대 불상은 영주 부석사 소조여래좌상(제45호), 평창 월정사 석조보살좌상(제48-2호), 청양 장곡사 철조약사여래좌상(제58호), 금동삼존불감(제73호), 강릉 한송사지 석조보살좌상(제124호), 해남 대흥사 북미륵암 마애여래좌상(제308호) 등 6점밖에 없다.

문화재청은 이번에 국보로 지정 예고한 논산 관촉사 석조미륵보살입상에 대해 30일간의 예고 기간 동안 각계의 의견을 수렴·검토하고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할 계획이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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