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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 8병 마신 오청성, 귀순 당시 필름 끊길 정도로 만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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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군용 차량이 꼼짝 못하자 오청성씨가 나와 남쪽으로 뛰고 있다. [사진 유엔군사령부]

북한 군용 차량이 꼼짝 못하자 오청성씨가 나와 남쪽으로 뛰고 있다. [사진 유엔군사령부]

지난해 11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총격을 받으며 탈북한 북한군 병사 오청성(24)씨가 귀순 당시 필름이 끊길 정도의 만취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11일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국방부와 통일부, 국가정보원 등으로 구성된 정부 합동신문반은 최근 오씨에 대한 조사를 대부분 마쳤다.

오씨는 조사에서 귀순 당일 개성에서 친구 이모씨와 북한 소주 10여 병을 나눠 마셨는데, 이 중 7~8병을 오씨 혼자 마셨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소주는 25도 안팎으로 국내에서 시판되는 일반 소주보다 독하다.

오씨는 술에 취한 채 “판문점을 구경하러 가자”고 제안해 이씨를 차에 태우고 개성에서 판문점으로 운전해 오던 중 도로 시설물 등에 두 차례 충돌했다고 한다. 그러나 오씨는 정부 합동신문에서 친구 이씨의 행방이나 탈북 직전의 상황에 관해서는 “기억나지 않는다”는 진술을 되풀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국정원은 지난달 24일 국회 정보위에 “오씨가 우발적으로 남측으로 내려왔으며 일부 언론에서 보도한 것처럼 귀순 전 북한에서 사망사고나 범죄에 연루된 사실은 파악되지 않았다”고 보고한 바 있다.

오씨는 또 자신이 북한에서 운전병으로 일하는 동안 한국 문화를 접할 기회가 더러 있었고, 특히 ‘드림하이’ ‘동이’ 등 한국 드라마를 수시로 시청했다고 진술했다.

오씨는 통일부 산하 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 사무소(하나원)에서 수개월 간 적응 교육 등을 받고 한국사회로 나오게 된다.

국정원 고위 관계자는 최근 “북한 중요 정보를 가진 인물이 아니다. 오청성과 관련해 더 새롭게 나올 내용도 없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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