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국 불안요인 해소에 힘쓰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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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새로운 상황을 맞아 많은 국민들이 앞으로의 정국 추이에 대해 불안과 기대를 갖고 있습니다. 불안 요인을 해소하고 개혁 속에 안정·발전을 취해나가야 하는데 그 1차 적인 책임이 민정당에 있습니다.』
신임 윤길중 민정당 대표위원은 2일 오전 민정당 총재인 노태우 대통령으로부터 막중한 임무를 부여받고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정국운영에 있어서의 민정당 책임을 강조했다.
윤 신임 대표는 새 정치질서를 맞아 우선 각 당이 당내 민주주의부터 이뤄나가면서 여야신뢰의 바탕에서 진정한 대화를 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향후 정국 전망에 대해선 『낙관적으로 본다』고 밝힌 그는 『수고 선고 (물이 높으면 배도 높아진다는 뜻)라는 말이 있듯 국민의 의식수준이 크게 향상된 만큼 정치인·정치수준도 높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일본대 법대를 나와 고등문관시험 사법·행정 양과에 합격한 수재로 당진·무안군수를 지내다 해방을 맞았다.
『제헌 때 국회의원은 아니었지만 국회의원의 선생을 한 셈이지』라며 농담을 건네는 그는 제헌 헌법 기초전문위원, 2 대·5대·8대·11대·12대를 역임, 13대 전국구로 등원케 된 6선. 61년 소위 반혁명 사건으로 일컬어지는 통사당 사건으로 7년간 옥살이하는 등 수난을 겪기도 했으며 줄곧 야당 생활을 하다 80년 국보위 입법회의에 참여하면서 민정당 창당 발기 부위원장으로 5공화국과 인연을 맺었다.
- 어려운 시기에 중책을 맡으신 소감은.
『나이도 많고…적임자가 아니라고 사양했는데…당명이니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 것뿐이죠』
- 이번 선거결과를 어떻게 보십니까.
『흔히들 안정 속의 개혁이니, 독재타도라는 식의 구호들을 말하는데 정확히 말하면 개혁 속에 안정을 희구하는 국민의사의 표출이 이번 선거결과라고 봅니다. 지금까지는 「정치」 라고 할게 전혀 없었습니다. 정치란 이름 아래의 공작이거나 투쟁이었고 반대를 위한 반대의 악순환이었습니다. 투표에 참여 안 한 25%의 유권자는 이러한 정치 부재에 대한 염증, 정치인에 대한 무관심·혐오를 반영한 것으로 읽어야 합니다』
-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하나요.
『전반적인 정치기조가 중요합니다. 이제는 여당이 독주한다거나 정치부재 현상을 다른 의미로 극복하려 들어선 안됩니다.
여당은 일방통행이나 특정 정치목적을 설정한 후 공작을 벌여 나가는 방식에서 완전 탈피해야 되고 야당도 겉으로 대화를 내세우면서 속으로 타도를 계산하거나 적대감을 가져서야 되겠습니까』
- 지금의 야당을 어떻게 보십니까.
『다행히 야당 지도자들이 모두 투쟁을 위한 투쟁이나 헌정 질서를 통하지 않은 방법을 배격하고 정권욕에 얽매인 구호·제창의 정치에서 민주 발전을 승화시키려는 차원으로 모든 것을 해 나가려는 정치 포부를 갖고 있는 점에 깊은 경의를 표합니다』
- 원 구성부터 어려움이 많을 것 같은데요.
『개혁을 하려면 산적한 문제들이 많은데 물론 격론·대립이 있겠지만 헌정 질서를 지키는 범위 내에서 보복적 차원의 악순환이 되어선 안되죠』
- 민정당을 어떻게 이끌 생각이십니까.
『중구난방이어선 안되겠지만 민주주의 절차에 따라 이견을 좁혀 나가고 하나로 결집시켜나가는 수렴 과정이 중요합니다』
- 3김씨와는 친교관계가 두텁다고 들었는데.
『옛날 동지들이고 서로 인격을 존중하고 있습니다』 <허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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