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를 읽고…] 국화 잘 키우는 교장선생 제자 교육도 신경 썼으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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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28일자 신문에 '국화 교장선생님'기사가 실렸다. 내가 알기로 국화꽃을 키우는 교장선생님은 이 분뿐이 아니다. 많은 초등학교 교장선생님, 심지어 중학교에서까지 국화꽃을 키우고 있다. 일년 동안 꽃을 키워 가을에 국화전시회를 하기도 한다.

그러나 조금 다른 각도로 생각하면, 교장선생님들이 국화를 키우는 일이 그렇게까지 호평받을 일일까. 국화를 잘 키우는 것은 아주 어렵고 신경도 많이 써야 한다. 그렇다면 가을마다 아름다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교장선생님들이 얼마나 많은 시간을 국화꽃에 쏟아야 하는 것일까.

나는 선생님들의 그러한 관심은 한낱 국화꽃이 아니라 바로 학교의 아이들에게 주어져야 한다고 본다. 국화꽃을 들여다보는 시간에 학생들 얼굴을 한번 더 보고, 국화를 만지는 시간에 학생들의 손을 한번 더 잡아준다면 꼭 국화를 키우지 않아도 국화꽃 키워 나눠주기 이상의 교육적 효과를 얻고도 남지 않을까. 이제는 교장선생님들의 국화 잘 키우기가 아이들 잘 키우기로 변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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