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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수의 삼지연 스케치] 한반도기 든 주민들에 '와~' 함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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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겨울올림픽 축하 공연차 방남한 북측 삼지연관현악단(단장 현송월, 예술단)이 8일 오후 8시 무대에 선다. 이들은 전날과 마찬가지로 강원 동해시 묵호항에 정박한 만경봉 92호에서 숙박을 한 뒤 오전 9시 20분 공연이 열리는 강릉아트센터에 도착했다.

권혁봉 문화성 국장(왼쪽)과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이 북한 예술단 첫 공연일인 8일 오전 동해시 묵호항에 정박 중인 만경봉 92호에서 하선하고 있다. 북한 예술단은 전날과 달리 간편복으로 갈아입고 강릉으로 향했다. [사진 연합뉴스]

권혁봉 문화성 국장(왼쪽)과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이 북한 예술단 첫 공연일인 8일 오전 동해시 묵호항에 정박 중인 만경봉 92호에서 하선하고 있다. 북한 예술단은 전날과 달리 간편복으로 갈아입고 강릉으로 향했다. [사진 연합뉴스]

전날 선홍색 코트를 입고 나타났던 것과 달리 인공기가 박힌 빨간색 라운드티와 검은색 바지를 입고 흰색 운동화를 착용했다. 공연 관계자는 “오전에는 리허설이어서 편한 복장으로 연습한 뒤 점심식사 후 무대 복장으로 갈아입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날 다소 피곤했던 모습과 달리 한반도를 흔드는 주민들에게 ‘와~’라며 함성을 지르는 등 활기찬 모습을 보였다.

북측 삼지연관현악단 소속의 예술단원이 카메라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북측 삼지연관현악단 소속의 예술단원이 카메라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지난달 9일 남북고위급회담에서 북측이 예술단을 파견하겠다고 밝힌 직후 체제 선전이나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 찬양등의 공연이 이어지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그러나 지난달 21일 강릉을 찾았던 현송월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보시면 알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실제 리허설을 지켜본 올림픽 관계자는 “한국 노래와 세계적인 명곡 등으로 내용이 이뤄져 있었다”고 전했다. 이들은 심수봉의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와 이선희의 'J에게' 등도 준비했다고 한다. 다만, 공연 때까지 내용을 공개하지 말아 달라는 북측의 요청으로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정부는 강릉공연을 앞두고 900여석 가운데 560석의 입장권을 일반 시민들에게 추첨을 통해 제공했다. 공연이 다가오면서 입장권 당첨자들이 돈을 받고 거래한다는 소문이 돌자 통일부 당국자는 “입장할 때 신원을 일일이 확인하기 때문에 당첨자 이외의 분들은 입장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공연을 관람하는 사람들은 신분증(주민등록증ㆍ운전면허증ㆍ외국인등록증 등)을 지참해야 한다.

강릉과 서울 공연을 합쳐 컴퓨터 추첨을 통해 780명(1인당 티켓 2매)의 일반 관람객을 선정한 티켓 공모에는 15만6000여 명이 신청해 200대 1 이상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 6일 만경봉 92호를 타고 묵호항에 도착한 삼지연관현악단은 삼지연악단, 모란봉악단, 청봉악단, 조선국립교향악단, 만수대예술단, 국가공훈합창단 등으로 구성된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은 다양한 예술단을 운영하고 있는데 행사의 성격에 따라 두 세개의 예술단을 모아 협연을 하는 공연을 수시로 진행하고 있다. 8일 강릉 공연에 이어 11일 서울 국립국장에서 공연할 예정인 삼지연관현악단도 여러 예술단을 꾸린 것으로 당국은 보고 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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