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화자찬 트럼프 국정연설 팩트체크, 진실 발언은 몇 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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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장과 자화자찬을 일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국정 연설 내용은 얼마나 진실에 가까울까.
30일(현지시간) 연설이 마무리된 뒤 미 언론들은 일제히 ‘팩트체크’에 나섰다. 그 결과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상당수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치적으로 과시한 “최대 감세” #ABC, 완전한 거짓으로 판명 #12개 발언 중 진실은 3개뿐

30일 취임 후 첫 국정연설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30일 취임 후 첫 국정연설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ABC뉴스는 진실 여부를 5단계로 나눠 구분했는데, 트럼프의 발언 12개 중 단 3개에만 ‘진실’ 판정을 내렸다. 완전한 거짓으로 판명 난 것은 2개였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큰 치적으로 자랑하는 감세 관련 내용이 완전한 거짓으로 드러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에서 “우리는 미국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감세를 실행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ABC방송에 따르면 트럼프 정부의 작년 감세 규모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율로 따졌을 때 역대 12위에 불과하다. GDP 대비로 가장 큰 규모의 감세는 1981년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단행했다.

방송은 또 가장 첨예한 이슈인 이민정책에 관한 발언도 거짓이라고 판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처럼 망가진 이민 시스템에서는 한 명의 이민자가 수없이 많은 먼 친척까지 미국에 데리고 올 수 있다”며 이민정책 개혁을 주장했다.
하지만 시민권자와 영주권자라고 모든 친인척을 미국에 데려올 수 없다. 배우자나 부모·자식·형제 등 직계가족에 대해서만 영주권을 요청할 수 있다. 신청 후 신원조사를 통과하지 못할 경우 영주권 발급은 거부되며, 이 과정에서 상당히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
이런 식으로 영주권 발급을 대기하고 있는 사람이 작년 11월 기준 약 400만 명에 달한다고 방송은 전했다.

“미국은 이제 에너지 수출국”이라는 발언 역시 거짓에 가깝다고 ABC는 판단했다.
미국의 에너지 수출량은 2016년 1월 1경 1500조 BTU에서 2016년 10월 1경 4600조 BTU까지 늘었다. 그러나 여전히 미국은 많은 양의 에너지를 수입하고 있다. 미국에너지정보관리국(EIA)은 2026년이 되어서야 미국이 에너지 수출국이 될 수 있다고 예측한 바 있다.

한편 “IS가 점령하고 있던 대부분의 지역을 해방했다”“FDA가 작년 한 해 승인한 새로운 약품과 의학 기구 수가 역사상 최대치”라는 발언 등은 진실 판정을 받았다.
이 외에도 거짓에 가까운 발언은 4개, 진위를 판단하기 어려운 발언은 2개, 증거가 부족한 발언은 1개였다고 방송은 전했다.
이동규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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