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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박대통령 조카끼리 집안 싸움=경북 구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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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보기

종합 05면

<서울 강남을>
8명의 후보가 난립한 양상이나 민정의 이태섭 후보와 무소속의 홍사덕 후보가 두드러지고 민주당의 아나운서출신 민창기 후보가 바짝 뒤쫓는 중이어서 삼파전으로 압축되고 있다.
이 유력한 세 후보 모두가 준수한 용모와 반듯한 경력을 갖추고 있어 유권자들이 인물만을 놓고는 선택에 고민을 해야할 지역이다.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민정당의 이 후보와 무소속의 홍 후보는 강남 갑·을 구로 비켜서기로 했으나 이 후보가 을구로 공천이 되는 바람에 상호 싫은 싸움을 하게 됐다.
그러나 두 후보 모두가 절박한 처지에 놓여있어 일단 접전이 되자 싸움이 타 지역에 비해 훨씬 처절하다.
지난 2·12총선 때 야당 돌풍에 걸려 화려한 경력을 갖추고도 서울에서 유일하게 고배를 마셨던 이 후보는 이번을 마지막 기회로 보고있으며 민주당을 떠난 뒤 무소속이 된 홍 후보도 이번에 탈락되면 정치권의 기아가 될 신세여서 각박하기는 서로 마찬가지다.
지난번 당선이 되는 줄로 철석같이 믿었다 고배를 마신 민정의 이 후보는 『아깝게 됐다』고 뒤늦게 일어났던 동정 여론을 모아 한 표 한 표에 정성.
특히 떨어지고 난 후 선거 때 약속했던 서초동 고속도로변의 방음벽 시설·경기여고유치·동별 노인정 건립 등의 공약을 이행한 성실성을 내세우며 지하철 4호선을 은마 아파트 지역까지 3년 앞당겨 연장하겠다고 공약.
법을 지킨다는 차원에서 8일부터야 본격적인 운동을 시작한 무소속의 홍 후보는 「야당개혁」을 내걸고 이민우 총재시절 명 대변인 야권통합의 기수였음을 홍보.
전신사진에 키와 몸무게까지 밝힌 팜플렛이 이색적이며 선거운동도 아파트 단지별로 한꺼번에 1백 명 이상을 투입하는 독특한 방법을 구사.
민주당의 민 후보는 야 성향표를 홍 후보와 갈라 가져야하는 입장임을 의식, 진짜야당의 대표는 자신임을 부각.
민 후보는 기독교방송에서 선교프로그램을 말아 교인들 사이에서는 지면이 넓은 편.
이밖에 고대 총 학생회장을 지낸 정의당의 김용덕 후보가 새 정치를 내걸고 뛰고 있으며 평민 박명서, 공화 박춘응, 한겨레 최정명, 사민의 김일련 후보도 활동중이다. <문창극 기자>

<출마 예상자>
▲이태섭(민정) ▲민창기(민주) ▲박명서(평민) ▲박춘응(공화) ▲최정명(한겨레) ▲김용덕(정의) ▲김일련(사민) ▲홍사덕(무)

<광주 서구 갑>
「김대중 바람」이 다시 일고 있는 광주에서 3선을 노리는 이영일 의원(민정)과 5·18광주 민주항쟁동지회 회장으로 「민중 후보」를 자처하고 있는 정상용씨(평민)가 격돌하고 있는 서구 갑은 점차 가장 치열한 격전지역으로 인식돼가고 있다.
이 후보는 『김대중 시대는 갔다』 『흘러간 물은 물레방아를 돌릴 수 없다』 『막차를 타면 손해다』 『평민당은 막차다』며 광주지역에선 보기 드문 이론전개를 하면서 13대에 진출하면 당권에 도전, 여당의 대권주자로 나서겠다며 공·사조직을 활용해 정력적인 주민접촉을 하고있다.
그에 반해 정씨는 자신이야말로 광주는 물론 전남·북 지역의 「평민당 돌풍」의 진원지가 될 것이라고 장담하면서 운동권학생·재야·청년층을 중심으로「이영일 타도」가 아닌「노 정권타도」를 강조하고 있으며 「광주사태원흉 처단대회」 등을 잇달아 열고 있다.
정씨는 이 지역의 「여당」인 평민당의 공천에 「광주민중후보 추천인」의 추천후보라는 「갑옷」까지 입어 학생·재야 권에서 뒷받침.
이 의원은 광주 서중·일고, 서울대 정치학과출신에 국토통일원 통일연수소장(차관보급)·총재비서실장·국회문공위원장의 경력 등을 내세우는 한편 광주직할시 승격과 확장 등 지역개발업적홍보에 주력. 이 의원은 그러나 여당후보의 지역개발론이 유권자들 사이에 탐탁지 않은 반응들이 일고 있다고 판단, 최근엔 이른바 「대권 도전론」에 주력.
그는 『호남의 대권주자인 이영일을 여당의 「싸움 닭」으로 내보내야 되지 않느냐』 고 주장, 상당한 반응을 얻고 있다고 자평하고 있다.
정 후보는 「전남대학생 협의회」의 총선 출범식을 계기로 「정상용 돌풍」을 가시화 하겠다는 전략을 짜놓고 유권자들에겐 80년 5월27일 도청에서 광주의 새벽을 지킨 5월의 특사로서의 자신의 이미지를 홍보하고 있다고
평민당 공천에서 탈락한 이필선씨가 무소속으로 후보 등록을 마쳐 변수로 작용할 듯. <고도원 기자>

<출마 예상자>
▲이영일(민정) ▲정상용(평민) ▲이필선(무)

<공주시-군>
민정당 정권 초창기 실력자였던 이상재 의원 (전국구)과 공화당바람을 타고 새 인물로 부상한 윤재기 변호사간에 운명의 한판 승부를 벌이고 있어 대전중구와 함께 충남에서 민정·공화간 최대 격전지로 손꼽힌다.
특히 공주는 김종필 공화당 총재가 학교를 다닌 곳이어서 지난 대통령선거에서 「JP바람」이 드세게 불어 58%의 몰표가 공화당에 쏟아진 곳으로 이·윤 개인간의 싸움이라기 보다는 민정·공화간의 싸움 인상이 짙은 곳.
윤 변호사는 이 같은 지역특수성을 십분 살려 「윤재기를 밀자 김종필을 위하여」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JP바람에 기대.
대통령 선거 때부터 공주에 내려와 지역기반을 다지기 시작해 4천여 명의 공주중고동문과 새마을 재건운동의 기치를 내걸고 조직된 상록회의 영농후계자 2천5백여 명의 지원을 받고있다.
이에 맞서 싸우는 이 의원은 자신이 민정당의 실력자였던 점을 내세우며 공주의 발전과 개발을 위해 헌신할 수 있도록 거물정치인으로 키워달라고 호소.
그는 특히 「충남도정의 공주유치」 「금강권 개발」 「천안∼공주∼논산간 전철건설」 「대전∼공주∼서해안간과 천안∼공주∼장정간 고속도로건설」등 굵직굵직한 공약사업을 내걸고 「이상재와 함께 공주발전을」이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민정당 공천 과정에서 3선의 정석모 전 사무총장을 밀어내면서 빚어졌던 일부 당원들의 반발과 일부 불만 세력의 앙금을 삭이는 것이 과제.
「컴퓨도저」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의 추진력으로 2월말부터 한달 여만에 지역구내 3백41개 부락단위를 모두 돌고 민정당 공조직과 전주 이씨 문중·영명중고 동문회·이상재 후원회 등 사조직 확대작업에 진력중이다.
평민당의 윤완중씨는 「농촌실정의 대변자」라는 캐치프레이즈로 농촌치역을 파고들고 있고 민주당의 이종길씨와 민중의 당의 김용명씨는 얼굴과 이름 알리기에 부심. <이규진 기자>

<출마 예상자>
▲이상재(민정) ▲이종길(민주) ▲윤완중(평민) ▲윤재기(공화) ▲김용명(민중)

<경북 구미>
누가 고 박정희 대통령의 견지를 계승할 정통성 있는 사람인지를 놓고 고인의 조카들이자 4촌 형제간인 박재홍 의원 (민정)과 박준홍씨(공화)가 벌이는 한판싸움 때문에 전국적으로 유명해진 이색대결의 대표지구.
서로가 집안망신이라고 부끄러워하면서도 한치의 양보 없이 팽팽한 접전으로 대응하고 있는데다가 고인의 조카사위이자 준홍씨의 친 매형인 김종필 공화당 총재가 남다른 감정을 갖고있어 이른바 공화당의 5대 특별보복지구의 하나여서 한층 흥미진진.
박 의원은 고인의 장조카로서 5공화국에서 박씨 일문을 대표해 정치하고 있는 터에 새삼 정통성 운운하며 도전한 4촌 동생 준홍씨의 태도를 이해할 수 없다는 난감한 표정.
박 의원은 『공화당이 없어졌는데 재건은 무슨 말이냐』며 매형인 김총재 측이 지금이라도 공화당에 복귀하면 준홍씨를 사퇴시키겠다는 데 대해 그렇게 되면 지조 없는 정치인이 될 뿐만 아니라 귀미 시민이 표를 주겠느냐고 역공.
박 의원은 「준홍이와의 싸움이 아니라 김 총재와의 싸움」이라고 규정, 지난 10일까지 동 단위당원단합대회를 완료하고 2백50여 개의 공단업체에 대한 본격적 지지 확산활동에 착수.
박 의원 측은 2백50여 개 업체의 현장 근로자 위주의 별동대 2천5백여 명을 중심으로 표밭갈이에 여념이 없는데 유권자 8만7천여 명 중 외지인이 86%에 달해 「고 박대통령의 정통성 시비」는 투표심리에 별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장담.
그러나 준홍씨 측은 고인에 대한 유권자들의 정념이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고인의 제사도 못 지내게 한 억압세력에 박씨 일 문의 참여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명분 싸움으로 몰고 가는 공세적 전략을 구사.
준홍 씨는 고인이 정치재목으로 키우려던 유일한 혈족이라고 주장하면서 토박이들은 물론 공단근로자들의 자발적 지지세력이 날로 늘어가고 있다고 주장.
고인의 친족들은 중립적 태도나 구미 시민들은 찬반양론이 분분해 가닥을 잡기 어려운 가운데 민주당 박도태 후보와 이선희 후보(신민), 이성면 후보(한겨레 당)가 활동중이다. <이수근 기자>

<출마 예상자>
▲박재홍(민정) ▲박도태(민주) ▲박준홍(공화) ▲이선희(신민) ▲이성면(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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