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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日정치아이돌' 신지로,원희룡에 왜 트와이스를 말했나

중앙일보

입력

“한국영화 ‘친구’를 7번이나 봤다. 그리고 인기 아이돌 그룹 트와이스(TWICE)엔 일본인 멤버들도 많이 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郎)전 총리의 차남으로, 일본 정치인들 가운데 아이돌급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郞·36)자민당 의원이 최근 일본을 방문한 원희룡 제주지사에게 건넨 말이다.

지난 26일 도쿄에서 만난 고이즈미 신지로 자민당 의원(왼쪽)과 원희룡 제주지사(오른쪽)가 악수하고 있다.[원희룡 지사측 제공]

지난 26일 도쿄에서 만난 고이즈미 신지로 자민당 의원(왼쪽)과 원희룡 제주지사(오른쪽)가 악수하고 있다.[원희룡 지사측 제공]

 '재일 제주도민 신년회'참석차 도쿄를 방문한 원 지사는 지난 26일 고이즈미 의원과 오찬을 함께 했다.
영화 친구와 트와이스는 고이즈미 의원이 "양국간 문화ㆍ예술분야의 교류를 늘려야 한다"며 한 이야기다.

원 지사,日서 기시다와 고이즈미 신지로 만나 #고이즈미 신지로 "영화 '친구' 7번 봤다" 인사 #"한일 젋은 정치인들 소통 늘려야" 의기투합 #기시다 전 외상"한일관계엔 인내심이 중요"

'잘 나가는 정치 가문의 도련님'이란 배경뿐만 아니라 잘 생긴 외모와 언변,신중하고 점잖은 태도까지 갖춘 그는 일본 유권자들 사이에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미래의 총리감’으로 주목받으며 지난해 가을 총선거에선 자민당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찬조 연설자로 전국을 누볐다.

고이즈미 신지로[페이스북 사진]

고이즈미 신지로[페이스북 사진]

원 지사와의 만남에서 고이즈미는 ‘친구’와 흡사한 스토리의 미국 영화들까지 화제에 올리며 대화를 이어나갔다고 한다. 또 고이즈미가 언급한 한국의 9인조 여성 아이돌 그룹 '트와이스'는 지난해말 NHK 홍백전에 출연할 정도로 일본내에서 인기가 높다. 멤버 9명중엔 일본 국적자가 3명 포함돼 있다.

이날 고이즈미 의원이 "아직까지 단 한번도 한국에 가 본 적이 없다"고 하자 원 지사는 "내가 초청할테니, 빨리 방문해 달라"고 화답했다. 오찬엔 방위성 정무관인 자민당의 오노 케이타로(大野敬太郎)의원도 함께 했다.

이들은 ‘양국간에 여러가지 난제가 있지만, 젊은 정치인들이 의식적으로라도 더 자주 만나 토론하고 소통해 나가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고 원 지사측은 전했다. 또 위안부 합의 문제 등 양국간 현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고, 특히 저출산 고령화와 같은 양국 공통의 문제에 어떻게 대처할 지 정치인들이 머리를 맞대야 한다는 데에도 공감했다고 한다.

원 지사는 아베 신조(安倍晋三)총리의 뒤를 이을 ‘포스트 아베’ 유력 후보인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60)자민당 정조회장도 면담했다.

지난 26일 기시다 후미오 자민당 정조회장과 원희룡 제주지사가 기시다 정조회장의 사무실에서 만났다.[원희룡 지사측 제공]

지난 26일 기시다 후미오 자민당 정조회장과 원희룡 제주지사가 기시다 정조회장의 사무실에서 만났다.[원희룡 지사측 제공]

한국엔 2015년 위안부 합의를 마무리했던 외상으로 익숙하지만, 일본내에선 온건하지만 강단이 있는 자민당내 리버럴 정치인으로 꼽힌다. 신중한 성품의 그는 원 지사와의 면담에서 한일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해선 ‘인내'라는 덕목이 중요하다는 점을 반복해 강조했다고 한다.

이밖에 원 지사는 주미일본대사로 내정돼 곧 미국으로 출발할 예정인 스기야마 신스케(杉山晋輔)전 사무차관을 비롯한 외무성 주요 관료들과도 간담회를 했다.
원 지사를 만난 일본 정·관계 인사들은 ‘한국내부의 여론이 북한으로 치우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많이 제기했다.
이에 대해 원 지사는 "분단국이라 통일에 대한 열망이 크고, 과거 정권들중엔 반공을 국내 정치적으로 이용한 측면도 없지 않아 이에 대한 반감이 크긴 하지만 20대~30대의 경우엔 핵·미사일 도발과 북한 주민들에 대한 인권 침해 등으로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좋은 감정이 전혀 없고 북한에 비판적인 정서"라고 소개했다고 원 지사측 관계자가 전했다.

한·일관계에 밝은 외교 소식통은 "고이즈미 신지로 의원과 기시다 후미오 정조회장 등 차기 총리 후보로 거론되는 정치인들과 실제 북한 문제를 다루는 외무성의 핵심 인사들이 원 지사와의 만남에 응한 건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북한발 위기속에서 위안부 갈등이 부각된 미묘한 상황이기 때문에 한국에 대한 관심이 더 고조된 것 같다"고 말했다.
25일 밤부터 도쿄에 머물렀던 원 지사는 28일 오사카로 이동해 제주 지역 출신인사들의 신년 인사들에 참석했고, 29일 귀국한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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