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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제천·밀양 … ‘한 달 주기’ 참사에 청와대 곤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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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7일 오전 경남 밀양문화체육회관에 마련된 세종병원 화재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유가족을 위로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7일 오전 경남 밀양문화체육회관에 마련된 세종병원 화재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유가족을 위로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청와대가 ‘한 달 주기’ 대형 사고에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규모 5.4의 포항 지진, 12월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1월 밀양 세종병원 화재 등이 한 달 간격으로 잇따르고 있어서다. 청와대 관계자는 28일 “문재인 대통령이 ‘안전한 대한민국’을 약속한 시점에 대형 참사가 발생해 참담한 심정”이라며 “밀양 화재(26일) 발생 이후 청와대 분위기도 상당히 무겁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 사고 현장 방문 세 번째 #“참사 거듭돼 국민께 참으로 송구” #청와대 “수습 최선, 정쟁 대응 자제”

문 대통령은 지난 26일 긴급 소집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며 연이은 참사를 지적했다. 27일에는 세종병원을 찾아가 “안전한 나라를 다짐하고 있는데도 참사가 거듭되고 있어 참으로 참담하고 마음이 아프다. 국민께 참으로 송구스러운 심정”이라고 유족들을 위로했다. 포항 지진과 제천 화재에 이어 문 대통령 취임 후 세 번째 사고 현장 방문이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이번 사고는 지난번 제천 화재 사고와는 양상이 다른 것 같다. 소방대원들이 비교적 빨리 출동하고 초기 대응에 나서서 화재가 2층으로 올라가는 것을 막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이 같은 ‘분석적인’ 대응은 최근 발생한 대형 사고와 이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일었던 논란을 감안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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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15일 포항 지진 당시 문 대통령은 수능 연기 결정을 하고 포항여고 등을 방문했다. 그러나 포항 방문 9일 뒤인 12월 3일 인천 영흥도 앞바다에서 낚싯배가 전복해 15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났을 때는 “대통령이 모든 참사 현장을 가야 하느냐”는 문제 제기가 나왔다. 동시에 “세월호 사고 트라우마를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한다. 결국 문 대통령은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화상회의로 대응하는 선에서 절충했다. 그러나 같은 달 21일 제천 화재로 29명이 숨지자 위로 방문을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임종석 비서실장 주재의 회의에서 일단 사고수습과 후속대책 마련 등에 집중하고 정쟁을 시도하는 야당에 정면 대응하지 않는다는 기본 입장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앞서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내각 총사퇴”를 요구했고 홍준표 대표는 “세월호로 정권을 잡았는데 100명 가까운 안전사고 사상자에 대해 책임을 안 진다”고 주장했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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