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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현실 직시해야 일자리 지킬 수 있다"…퇴임 맞은 윤갑한 현대차 울산공장장의 쓴소리

중앙일보

입력

"노동조합은 현실을 직시하고 근원적인 쇄신을 해야 일자리를 지킬 수 있다."

"조합원들, 대마불사 미신에서 탈출하지 못해" #"현대차, 엄중한 위기…노사 인식 함께해야" #신임 울산공장장엔 하언태 부사장 임명

지난 6년간 현대자동차 울산 공장장으로 일한 윤갑한 사장(사진)이 26일 퇴임식에서 노조를 겨냥해 쓴소리를 했다. 노조가 인식을 바꾸지 않으면 공멸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2012년부터 노사 협상의 사측 대표를 맡아왔다.

26일 퇴임한 윤갑한 현대자동차 울산 공장장 [사진 현대자동차]

26일 퇴임한 윤갑한 현대자동차 울산 공장장 [사진 현대자동차]

윤 사장은 "큰 기업도 지속해서 갈등에 시달리면 쓰러진다는 사례를 많이 봤고, 지금 이 순간에도 숱한 기업이 생사기로에 서 있다"며 "조합원들도 이런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우리 회사는 괜찮다'라는 어처구니없는 믿음을 갖고 있다"고 질책했다. 이어 "조합원들이 '대마불사'(대기업은 망하지 않는다)라는 매우 위험하고 잘못된 미신에서 탈출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2017년도 노사협상에서 현대차 노사는 사상 처음으로 해를 넘겨 교섭을 마무리했다. 이 과정에서 노조는 24차례 파업을 했다. 지난해 현대차 영업이익이 8년 만에 최저치인 5조원 이하로 하락한 것도 파업 여파가 컸다고 보고 있다.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액은 1조6200억여원으로 추산된다.

윤 사장은 노조의 인식 전환이 시급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현대차가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하고 나아가 100년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짚고 해결해 나가야 할 일이 있다"며 "협력적인 노사관계 구축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현대차는 현재 대내외적으로 매우 엄중한 상황에 부닥쳐 있다"며 "기업의 존립마저 위협받고 있는 오늘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노사가 인식을 함께해야 그 어떤 난국도 타개할 수 있다"고 호소했다.

한편 현대차는 이날 신임 울산 공장장으로 울산 부공장장을 맡았던 하언태 부사장을 임명했다. 하 신임 울산 공장장은 1962년생으로 아주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현대차에 입사했다. 지난 연말 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김도년 기자 kim.don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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