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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 한파 속 강원도 철원은…혹한에 스마트폰까지 꺼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영하 25도까지 내려가는 강력한 한파로 인해 강원도 철원군의 한탄강 물이 꽁꽁 얼었다. 천권필 기자

영하 25도까지 내려가는 강력한 한파로 인해 강원도 철원군의 한탄강 물이 꽁꽁 얼었다. 천권필 기자

나흘째 최강 한파가 몰아친 26일.
전국에서 가장 춥다는 강원도 철원은 어떤 모습일까.
이날 아침 취재진이 30여 분 동안 둘러본 철원군 동송읍 거리는 적막했다. 오전 8시가 넘었는데도 차량만 오갈 뿐 거리를 걷는 사람들 모습을 보기 힘들었다. 드문드문 걷는 주민들도 두꺼운 외투로 무장한 채 종종걸음을 걸었다.
거리에서 만난 50대의 한 주민은 “올겨울 들어 이렇게 추운 건 처음”이라며 “날씨가 너무 추워 주민 대부분이 집 밖에 나갈 엄두를 못 내고 있다”고 말했다.

영하 20도 안팎의 '냉동고 추위'가 나흘째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바람에 지난 15일 내렸던 눈도 아직도 녹지 않고 있었다. 도로변과 골목, 주택 지붕이 하얀 눈으로 덮여 있었다.
이날 아침에도 철원은 영하 25.2도를 기록했다. 철원 기온으로도 올겨울 최저기온이었다.

바람이 부는 응달에서는 체감온도가 영하 30도 가까이 떨어졌다.

취재팀이 한 시간 정도 실외에 날달걀을 내놓았더니 얼음 덩어리로 변해 버렸다.

영하 20도 아래의 기온에 노출되면서 휴대폰이 꺼지는 현상도 발생했다.

영하 25도까지 내려가는 강력한 한파로 인해 스마트폰이 방전되는 현상이 발생했다. 천권필 기자

영하 25도까지 내려가는 강력한 한파로 인해 스마트폰이 방전되는 현상이 발생했다. 천권필 기자

동송읍 외곽을 흐르는 한탄강도 완전히 얼어붙었다.
빠른 유속 때문에 웬만한 추위에는 강 전체가 얼어붙는 일이 드문 한탄강이지만 영하 20도 안팎의 최강 한파가 이어지면서 드넓은 얼음판으로 변했다.
기자가 얼어붙은 강 위에 올라섰더니 발밑에서 ‘쩡, 쩡’하는 굉음이 울렸다. 물이 얼면서 부피가 팽창하는 현상 때문에 나는 소리였다.
북쪽에서 내려온 겨울 철새들도 최강 한파에 힘들어하는 모습이었다. 한탄강변에서 둥글게 무리를 지어서 서로의 체온을 높이는 방식으로 추위를 견디고 있었다.
철원은 이날 낮 최고기온도 영하 12도에 머물 것으로 예보됐다.

영하 25도까지 내려간 강원도 철원에서 하늘 위에 뜨거운 물을 뿌리자 블리자드(눈보라) 현상이 발생했다. 천권필 기자

영하 25도까지 내려간 강원도 철원에서 하늘 위에 뜨거운 물을 뿌리자 블리자드(눈보라) 현상이 발생했다. 천권필 기자

기상청은 주말인 27일에도 철원의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23도가 될 것으로 예보했다.
휴일인 28일에는 강추위가 다소 누그러져 아침 최저기온이 오르겠지만 그래도 철원은 영하 14도 수준이 될 전망이다.
철원=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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