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의 전국구인선 뒷 얘기|민정「보통인물」대거 진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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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13대 국회의원 등록 마감 일이 오는 13일로 임박함에 따라 여-야는 전국구 후보에 대한 막바지 조정작업에 들어갔다.
민정당은 채문식 대표위원과 심명보 사무총장이 10일 청와대로 들어가 최종후보명단을 확정해 해당자에게 통보절차를 밟는 중이며 민주·평민·공화당도 12일 저녁까지는 명단을 확정할 예정이다.
민정당은 당초 11일 중 집 위를 열어 명단을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통보과정에서 일부 인사가 고사하여 이들에 대한 보완과 40번 이후 하위권에 단체로 포함된 당 료들의 순위결정을 위해 발표를 하루 늦추기로 했다.
따라서 민정당이 안정의석이라고 보는 55 %확보 때에 당선권이 되는 42번까지의 명단은 이미 결정된 상태. 10일 청와대 협의 때는 이에 인쇄까지 마친 명단을 놓고 협의를 했다.
정 후보 격인 42번까지의 후보결정에 당은 거의 영향력을 행사 못한 것으로 알려 졌다.
채 대표위원은『청와대 모임 때 이미 이름이 채워진 명단을 들고 논의를 했다』는 표현으로 이번 공천이 전적으로 ▲대통령의 작품임을 암시한 뒤『전혀 듣도 보도 못한 이름이 있어 연락조차 제대로 안 되는 경우도 있었다』며 의외의 「보통인물」들이 꽤 포함돼 있음을 흘렸다.
당에서 전혀 이름을 모르는 사람이 많이 포함된 이유 중에는 지역구 공천 때와 같이 대통령선거 때 사조직에서 활동했던 인물들을 상당수 포함시켰기 때문.
당의 일부에서는 이점에 대해 『공 조직과 유관단체의 공로에 비해 사조직이 너무 보상을 많이 받는 것 같다』는 불평까지 나오고 있다.
민정당은 이번 전국구 공천의 특징을 『철저한 직능대표의 반영』으로 해석하고 있다.
20여 개의 각 분야를 선정, 이들의 대표를 포함시켰는데 이중에는 농민·노동자·어 업계 대표까지 포함되어 있다.
이중 우대 받은 분야가 여성계.
민정당은 지역구에 노 대통령의 여성계 우대방침에 따라 3명의 여성후보를 공천했으나 현재로는 거의 당선이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여성만 5∼6명 포함시켰다는 것.
이번 전국구 인선에서 공천탈락자에 대한 배려가 없어진 것도 또 다른 특징의 하나.
채 대표는 과거처럼 『지역구 공천에 누락된 현역의원·공천탈락유력자들의 불만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인선이 거의 없었다』며 유일하게 정석모 전 사무총장만이 구제됐음을 밝혔다.
또 전국구 재임명 불가원칙도 적용됐다. 이 케이스로 두 번 전국구를 지낸 이재형 국회의장이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채 대표위원은 『각계대표로서 전국구라는 프리미엄으로 국회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는 1회뿐이며 프로정치에 뛰어들 생각이 있으면 두 번째부터는 지역구로 나서야 한다』며 이번 공천에 1∼2명만이 재 공천 받았음을 간접 표현.
전국구 공천 때 매번 5∼6명 씩 정원을 할당받았던 군 출신 몫이 이번에는 대폭 줄어 2∼3명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의 관계자는 군을 공직자 케이스에 포함시켜 경찰·전직 장관 등과 비슷한 숫자로 극소수만이 공천됐으며 지역구 공천에서 제외된 해·공군에 우선권이 갈 공산이 크다고 전망.
알려진 바로는 채 대표가 전국구 1번으로 내정됐고 민화 위의 강영훈 전 주영대사·이병용 전 대한변협회장·언론계의 손주환 중앙일보이사·이상하 동아일보 부국장 등 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 야당용으로 고흥문씨의 영입도 고려했으나 성사가 안됐고 이상순 이북5도민 회장과 교수1∼2명이 명단이 확정된 뒤에도 끝까지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노신영 전 총리·박세직 올림픽위원장 등은 포함이 안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의 몫은 10명 정도로 42번 이후에 배치하되 사무국의 국장급·중앙위원·재정위원 등에서 발탁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35명 정도의 전국구후보를 공천한다는 방침 아래 지역구 출마자에 대한 선거자금 제공을 위해 헌금액수를 공천의 최우선 기준으로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김영관 부총재·박종률 사무총장·김정원 총재특보·김무성 재정국장·송두호씨(의사)·김재춘씨 등 이 포함 될 것으로 알려졌다.
평민당도 김대중 전 총재·박영숙 총재권한대행·문동환씨. 최영근씨 등 당 지도부와 송현섭·고한준·이길범 의원과 조승형 선거대책 부 본부장 등 이 포함될 것 같다.
공화당은 12일 전국구지명 명단을 확정한다.
전국구1번에는 김종필 총재를 오랫동안 뒤에서 도와 온 김인곤 광주경상대 이사장으로, 이밖에 이희일 비서실장·옥만호 전 공군참모총장·신철균 의원·김규원 의원이 5번까지 배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김 총재는 『기존 야당처럼 전국구를 돈으로 파는 것이 아니라 당에 공헌도·직능 대표성장래성 등을 감안하겠다』고 밝혔다. <문창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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