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2007년 BBK 캐러 미국으로···"朴에게 난 아픈 손가락"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4면

2007년 캠프 네거티브 대응팀 인연

한때 권력의 핵심을 장악했던 친박계가 해체되고, 박 전 대통령의 측근들이 대부분 구속되거나 박 전 대통령과 거리를 두는 상황에서 유영하 변호사(사법연수원 24기)는 마지막 남은 친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영하 변호사는 누구 #다른 측근과 달리 계속 자리 못 잡아

유 변호사는 연세대 행정학과 출신으로 인천지검, 서울지검 북부지청 검사를 거쳐 2004년 총선 때 경기도 군포에 한나라당 공천을 받으면서 정계에 입문했다.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가 군포에 지원 유세를 나오면서 두 사람의 인연이 시작됐다.

박근혜 대표는 유 변호사의 검사 경력을 살려 주로 캠프의 네거티브 대응팀에서 활동케 했다. 유 변호사는 2007년 3월 한나라당 대선 경선을 앞두고 이명박 서울시장 측의 BBK 사건을 캐러 미국에 가 김경준씨를 옥중면회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이명박 정부 때도 박 대표에게 변함없는 충성심을 보인 유 변호사를 박 전 대통령은 각별히 아꼈다. 2012년 총선 때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은 전국의 당 후보들 중 유일하게 유 변호사 지역구에서만 세 번이나 지원유세를 벌일 정도였다.

관련기사

유 변호사는 24일 인터뷰에서 “박 전 대통령에게 나는 아픈 손가락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측근들과는 달리 자리를 못 잡고 겉도는 그를 딱하게 봤을 거란 얘기다. 2016년 총선 때 유 변호사가 서울 송파을에 낙하산 공천돼 ‘옥새 파동’의 한 당사자가 된 것도 박 전 대통령이 그만큼 각별히 챙겼다는 의미다.

하지만 유 변호사는 워낙 자기 주장이 강한 타입이어서 친박계 내부에서도 그를 경원시하는 분위기가 있었다. 집권 초반 그가 청와대나 국정원 등지에 중용될 거란 하마평이 돌았지만 국가인권위 상임위원으로 그친 이유다. 정치권ㆍ법조계에선 박 전 대통령 탄핵심판 때나 뇌물수수 재판 때 유 변호사가 너무 강공 분위기를 주도해 사태를 악화시켰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그는 “박 전 대통령의 뜻에 따랐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7월 수술을 받고 다음날 법정에 나가 증인 신문을 하는 강행군을 벌였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이 나한테 거짓말을 했다면 크게 실망하겠지만 박 전 대통령은 거짓말은 못 하는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김정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