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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10대 실명…소년원 측 “양치기 소년 이야기 있잖아요”

중앙일보

입력

[사진 YTN 방송 캡처]

[사진 YTN 방송 캡처]

소년원에 들어간 10대 청소년이 소년원 측의 적절한 의료조치를 받지 못해 대장암에 걸려 시한부 선고를 받은 사연이 논란이 된 가운데 이번에는 소년원에서 지내던 10대 청소년이 시력을 잃게 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3일 YTN에 따르면 전주소년원에 있던 이모(18)군은 지난 8일 수술을 위해 찾은 대학병원에서 황반원공과 좌안 망막박리로 인해 왼쪽 눈이 실명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황반원공은 망막의 중심부위가 소실되는 질환으로, 물체를 쳐다볼 때 중심 부분이 보이지 않는 중심시력 저하의 주요한 원인이 된다. 망막박리는 망막이 안구 내벽으로부터 떨어져 들뜨게 되는 상태를 말하며 이를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실명에 이를 수 있는 질환이다.

이군의 가족들은 지난해 초 아들의 시력이 급격히 나빠졌지만 소년원 측이 수차례 외부 진료 요청을 매번 외면했다고 주장했다. 사실상 반년 가까이 방치하다 아예 안 보이는 수준이 되자 병원에 데려갔다는 것이다.

[사진 YTN 방송 캡처]

[사진 YTN 방송 캡처]

전주소년원 관계자는 이군 부모와의 수술 당일 통화에서 “양치기 소년이 늑대가 나타났다고 몇 번 하니까 사람들이 속아서 진짜 늑대가 나타났을 때는 반응을 안 하고, 그런 이야기가 있지않냐”면서 “우리가 해줄 만큼 많이 해줬다”고 말했다. 이군의 과거 잘못 때문에 아프다고 해도 쉽게 믿을 수 없었다는 이야기다.

이군의 아버지는 “제 아들이 잘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죗값을 치르러 들어갔고 교육받으면서 열심히 하려고 했는데 잠깐의 실수로 애가 앞을 못 보게 됐다”며 안타까워했다. 이군의 어머니 역시 “아들이 만으로 18살이다. 세상 살아갈 날이 너무 많다”며 막막함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전주소년원 측은 지난해 7월 이후 경과를 지켜보는 중이었고, 갑자기 통증이 생겨 급하게 수술 일정을 잡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근기 전주소년원장은 해당 매체에 “최대한으로 시력 회복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지원하겠다”며 “최선을 다하는 것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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