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CNN 레슬링' 36만명 리트윗" 트럼프 '폭풍 트윗' 2608건 분석해보니…

중앙일보

입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중앙포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중앙포토]

 2608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후 1년간 그의 트위터 계정에 올린 트윗 건수다. 하루 평균 7차례 넘게 트위터에 글을 올린 셈이다.

BBC "10건 중 3건, 오전 6~9시에 전송" #비난 트윗, 칭찬보다 135% 많아…주 공격 대상 '언론'

 21일(현지시간) 영국 BBC는 “트럼프 대통령이 올린 2608건의 트위터를 하나씩 살펴봤다”며 “트윗의 32%는 오전 6시~9시 사이에 전송됐다”고 보도했다. BBC는 이 시간은 트럼프 대통령이 애청하는 폭스뉴스의 뉴스쇼 ‘폭스 앤 프렌즈’가 방송하는 시간이라고도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일 아침마다 이 쇼를 2시간가량 시청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오전 6시~9시 사이 트윗을 가장 많이 한 것으로 나타났다. [BBC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오전 6시~9시 사이 트윗을 가장 많이 한 것으로 나타났다. [BBC 캡처]

 BBC 분석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칭찬 관련한 트윗은 527회로 나타났다. 비난 트윗은 이보다 135% 많은 1238회인 것으로 분석됐다. BBC는 특히 정기적인 비난 대상은 언론이었다고 전했다. 그가 트위터에서 ‘가짜뉴스’나 ‘언론’ 등의 단어를 언급한 건수는 196건이나 됐다. 특정 언론을 대놓고 비판한 트윗도 147건에 달했다.

 이밖에 자주 언급된 단어로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과 오바마케어(현행 건강보험개혁법)이 100건, 법 집행이나 법원 공무원 등 95건, 힐러리 클린턴 79건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올린 비난 트윗 관련 통계. [BBC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올린 비난 트윗 관련 통계. [BBC 캡처]

  그가 지난해 7월 올린 CNN 트윗은 36만1000명이 리트윗하면서 가장 많이 공유했다고 BBC는 전했다. ‘CNN은 가짜뉴스’라는 의미인 해시태그 ‘#FraudNewsCNN’, ‘#FNN’과 함께 올라온 이 영상은 트럼프 대통령이 레슬링 경기장에서 얼굴을 CNN 로고로 가린 상대를 때려눕히는 내용이다. 당시 CNN은 성명을 내 “오늘은 미국 대통령이 언론인에 대한 폭력을 조장한 슬픈 날”이라고 선포하기도 했다.

 BBC는 또 “언론에 대한 그의 분노는 (지난해) 5월 28일 최고조에 달했다”며 “이른 아침 12분간 6개의 트윗을 보내 ‘가짜뉴스’를 공격했다” 전했다. 언론이 그의 사위이자 백악관 선임 고문인 재러드 쿠슈너가 러시아 측에 비밀대화 채널을 구축하자는 제안을 했다고 보도한 뒤 올린 트윗이었다. 쿠슈너는 러시아 스캔들의 핵심 고리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초 7개월 동안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에 대한 트윗을 단 한 번만 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BBC는 밝혔다. 이 트윗은 김 위원장이 괌 포격 위협에서 한발 물러섰던 지난해 8월 올라왔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김정은이 매우 현명하고 상당히 논리적인 결정을 내렸다”면서 “안 그랬다면 재앙적이며 용납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났을 것”이라고 트위터에 적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한 달 뒤 바로 ‘미치광이(madman)’라고 김 위원장을 칭한 데 이어 ‘작고 뚱뚱하다(short and fat)’고 그를 묘사했다고 매체는 덧붙였다.

 BBC는 미 MSNBC 방송의 진행자인 미카 브레진스키와 유명 래퍼 스눕독, 런던 시장 사디크 칸, 캘리포니아 주지사를 지낸 아놀드 슈왈제네거 등도 트럼프 대통령의 비난 대상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자신을 비판하는 데 앞장섰던 MSNBC 방송의 진행자 조 스카보로와 미카 브레진스키를 겨냥해 “시청률도 안 나오는 모닝 조가 나에 대해 나쁘게 얘기하는 것을 들었다. 앞으로 보지 않을 것”이라면서 “미친 미카와 사이코 조의 아이큐는 그렇게 낮나”라는 내용의 트윗을 올린 바 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금발 머리와 검은 양복, 붉은 넥타이를 따라한 광대가 과장된 몸짓으로 연설하다 얻어맞고, 결국 총살 당하는 내용이 담긴 스눕독의 신곡 뮤비에 대해서는 “만약 오바마 대통령 시절, 그에게 총을 겨누고 발사했다면 감옥에 갔을 것”이라면서 분노 트윗을 날리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올린 칭찬 트윗 관련 통계. [BBC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올린 칭찬 트윗 관련 통계. [BBC 캡처]

 트럼프 대통령이 올린 칭찬 트윗은 어떤 게 있을까. BBC는 그가 개인과 집단, 장소에 대해 칭찬한 횟수는 214차례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그의 칭찬 트윗 대부분은 백악관을 방문하거나 트럼프 회의에 참석하는 공무원들을 축하하는 일회적인 메시지”라고 덧붙였다.

 그가 올린 칭찬 트윗은 군대나 참전 용사 관련이 79건이었고, 폭스뉴스 관련이 35건이었다. 폭스뉴스는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보수 언론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를 칭찬한 트윗도 12건이었다. BBC는 그의 아들과 골프선수인 개리 플레이어, 엠마뉴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도 칭찬 트윗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고 전했다.

 BBC는 “트럼프가 최근 몇 개월간 공화당 지도자들을 점점 더 많이 찬양하기 시작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며 “그의 당과 더 많이 일할 의향이 있음을 암시한다”고 해석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