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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스·특활비 수사, 96년 MB 총선 도운 ‘종로 인맥’ 정조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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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다스 실소유주 의혹과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수수 사건 등 두 갈래로 진행 중인 이명박(MB·77) 전 대통령 관련 수사가 나란히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다. 검찰이 ‘종로’(국회의원 지역구)와 ‘서울시’(서울시장 때) 출신으로 청와대까지 같이 들어가 일한 MB의 최측근 인사들을 정조준하면서 가속도가 붙고 있다.

검찰, 신학수 다스 감사 압수수색 #20년간 MB 수행, 청와대까지 동행 #김백준·김희중도 의원 때부터 보좌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 신봉수)는 지난 20일 신학수(60) 전 청와대 민정1비서관을 비롯한 자동차 시트 부품업체 다스의 전·현직 임직원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현재 다스 감사인 신씨는 MB의 고향(경북 포항) 후배다. 1993년 이 전 대통령의 국회의원 지구당(서울 종로) 총무팀장을 시작으로, 20년간 ‘그림자’같이 MB를 수행했다. 2002년 서울시장 선거 때는 불법 홍보물 배포 혐의로 구속돼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MB 청와대에선 총무비서관·민정1비서관 등 요직을 지냈다.

현재 검찰은 신씨가 민정수석실 근무 당시 다스가 BBK에 투자한 140억원을 회수하는 과정에 개입한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특히 신씨는 MB가 ‘정치적 낭인’이었던 2000년 6월부터 1년6개월간 다스의 충남 아산공장 관리팀장으로도 일했다. 신씨의 경력으로 비춰볼 때 85년 다스 설립 때부터 회사 성장 과정, 현재 재무 구조, 향후 회사 경영전략 등을 모두 다 알 만한 인물이라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의 아들 시형(38)씨가 다스 전무로 승진한 2015년에 신씨가 감사 자리에 오른 대목에 주목, 밀접한 커넥션이 있는 게 아닌지 의심한다.

신씨는 청와대 총무비서관을 지내 국정원 특수활동비와 관련해 조사를 받을 가능성도 크다. 현재 이명박 정부의 국정원 특활비 전용 의혹에 연루된 김백준(78·구속) 전 총무기획관, 김희중 전 부속실장 등이 모두 96년 총선을 전후로 형성된 ‘종로 인맥’으로 묶이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2011년 김진모(52·구속) 전 민정2비서관에게 국정원 자금 5000만원을 건넸다는 의혹을 받는 목영만 전 국정원 기조실장은 원세훈(67·구속) 전 원장 밑에서 서울시 국장, 행정안전부 차관보 등을 지냈다. 목 전 실장이 중간 전달책으로 의심받는 5000만원의 행방과 관련, 검찰은 이 돈이 MB 정부의 민간인 불법사찰 의혹 ‘입막음 용도’로 쓰인 것으로 보고 있다.

21일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송경호)는 류충렬 전 총리실 공직복무관리관을 소환 조사했다. 22일에는 장석명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한다. ‘목영만→김진모→장석명→류충렬’ 경로를 거쳐 2011년 민간인 사찰 의혹을 폭로한 장진수 전 국무총리실 주무관에게 ‘관봉’ 형태의 5000만원이 전달됐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한 수사 관계자는 “이 전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한 단계씩 성장할 때마다 동고동락한 이들 최측근의 검찰 진술이 향후 MB에 대한 검찰 수사 방향·강도를 좌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영민·박사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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