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수다] 초등논술방-스타는 영웅이 아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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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의 뜻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인기를 얻고 있는 연예인이나 운동선수라고 나와 있다. 하지만 영웅을 찾아보면 어떨까? '재주가 비범하고 용기와 기개가 탁월한 인물'이라고 나온다. 이것은 분명히 다른 뜻이다. 영웅과 스타는 완전히 다르다. 스타는 인기만 많을 뿐 남을 위해 큰 희생을 하지 않는다. 혹 희생을 한다 해도 그것은 자신만을 위한 희생이다.

박세리.정명훈.박찬호.백남준.조수미 등은 유명하다. 우리나라의 문화를 이끌어가고 우리나라의 이름을 빛내게 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은 이런 이유로 대가를 받는다. 대가 없이 희생 하는 게 진정한 희생이요 영웅이다.

보기 글 '스타도 영웅이다' 에서는 요즘 우리가 사는 시대는 문화가 아주 중요하고 그 문화를 이끌어가는 사람들이 스타며 영웅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경제나 정치를 이끌어가는 사람은 영웅이 아닌가? 금속활자를 만든 장인은 좀 더 쉽게, 좀 더 간편하게 글을 알게 해주려는 땀과 노력이 있었지만 영웅이라고 하기엔 부족하다.

<ㄱ> 우리는 스타를 열렬히 따른다. 또 나의 영웅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그들은 사람들의 눈앞에서 사라지면 기억과 마음속에서도 사라진다. 후대에 영원히 남지 않는, 한 때 유명했던 인간으로만 추억 속에 묻히게 된다. 영웅은 시대가 아무리 지나도 존경받는 우리와 차원이 다른 사람, 희생과 봉사정신이 있는 사람이었다고 기억되어야 한다. 과거를 미루어 보아도 스타는 영웅이 아니며 뜻 또한 다르다.

*** 총평

도입부.논리 좋으나 단락 나누기 부족

노만수 학림논술연구소 연구원

스타와 영웅에 대한 사전적 의미의 차이로 도입부(서론)를 열었다. 무엇을 논하는 글인가를 잘 암시해 전체 글을 자연스럽게 이끈 게 돋보인다. 자신의 입장을 도입부(서론)에서 명확하게 밝혔다. 결론이 서두에 나오는 두괄식 얼개는 'A(스타=영웅) 인가 B(스타≠영웅)인가' 류 양자택일 찬반논제에서 '주장 명징'에 효과적이다. 그리고 논리 전개부에서 적절한 근거를 구체적으로 대고 결말부에서 주장을 압축, 재강조하거나 긴 여운을 줄 수 있는 독창적 표현을 하면 좋다.

①대가를 바라지 않는 희생과 봉사정신 ②시대가 아무리 지나도 존경받을 수 있는 특별함. 다원 학생의 '참 영웅 조건'이다. 두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스타는 영웅이 아니다'라는 게 다원의 주장이다. 하지만 만약 두 가지 조건에 하자가 없는 (연예인, 스포츠) 스타가 있다면(앞으로 나온다면) '영웅 개념'이 바뀌는 것 아닌가라는 반론에 부닥칠 수 있다. 그러므로 스타도 두 가지 조건을 채운다면 영웅이 될 수 있다는 전제를 깔았다면 논리가 더 치밀했을 것이다.

결말부(결론)인 네 번째 단락 <ㄱ>도 원래는 네 문장이 서로 다른 네 단락으로 쪼개져 있었다. 한 단락으로 뭉쳤다. 맞춤법에 어긋난 '용락'은 '용기'로 고쳤다. 글을 다 쓰고 혹시 작은 데서 실수하지 않았나 둘러보는 성실한 퇴고 버릇이 글의 완성도를 높이는 지렛대임을 되새기기 바란다.

노만수 학림논술연구소 연구원

*** 다음 주제는

중앙일보 joins.com의 논술카페 '우리들의 수다(cafe.joins.com/suda)' 초등논술방에 글을 올려주세요. 매주 30명을 골라 학림논술연구소 연구원.강사들이 총평을 해드립니다.

◆ 다음 주제='조선의 왕' 인조는 '명분 때문에 청나라와 전쟁을 해야 하는가, 아니면 실리를 위해 화친을 해야 하는가'라는 큰 고민에 빠졌습니다. 만약 어린이 여러분이 조선의 왕이라면 보기 글 <가>의 어느 입장을 따라 외교정책을 펼치고, 보기 글 <나>의 '북벌 대 북학' 중 무엇을 국가정책으로 삼을지에 대해 논술하시오.(600자±100)

*보기 글은 '우리들의 수다'의 '초등 주제글 보기' 게시판에서 볼 수 있습니다.

*** 바로잡습니다

3월 15일자 '열려라 공부' C7면 초등 논술방 '우리들의 수다'를 쓴 강다원 학생은 부산초등학교가 아닌 부산 연지초등학교 학생이므로 바로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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